• 일과 배움의 균형이 필요한 시대의 도래
  • 3295    

반구저기(反求諸己)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이는 맹자의 <이루 상>편에 기록된 말로 “스스로 돌이켜 보면서 환경을 탓하지 않고 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다”라는 뜻이다. 이 성어는 활을 쏘는 찰나의 순간 과녁에 적중하지 못하는 실수를 풍향, 풍속 등 변화하는 환경탓으로 돌리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을 다스리는 마음가짐을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급속도로 변화된 인적자원개발(Human Resource Development, HRD)과 조직학습 환경에 되새김해볼 만한 교훈이다. 급속하게 변하는 환경에도 학습을 지속해서 진행하며 스스로 발전하고 혁신할 것을 요구하는 저간의 HRD 트렌드를 아래와 같이 살펴보도록 하자.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조직의 업무방식과 개인의 학습 및 삶의 각 영역에서 급격한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경험하였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일환으로 조직의 디지털 전환 요구는 현장에서 비대면 업무가 늘어나며 급속도로 확대되었다(World Economic Forum, 2020). 소위 비대면을 특징으로 하는 언택트(Untact) 사회는 온라인을 통한 업무방식의 혁신을 이끌었으며, 삶의 각 영역에서 IoT(사물 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인프라가 가속화됨에 따라 HRD 학습 채널의 다각화, 자기 주도적 학습, 직원 경험 기반의 학습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환경의 변화에 따른 개인의 일과 학습의 균형이 강조되면서 업무에 관한 성과중심의 평가가 필수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ATD, 2020). 비단 이는 변화에 적응하는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원격근무 및 재택근무 등 근무 환경이 달라짐에 따른 조직 관리에 최적화된 새로운 리더십 방식까지 요구하고 있다.

즉, 자발적인 동기와 협업을 끌어내 직원 개개인의 생산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민첩한 리더십(Agile Leadership),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업무 목표와 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비대면 리더십(Remote Leadership), 그리고 소수의 리더에 초점을 맞추는 기존의 전통적인 리더십과는 달리 구성원의 상호 교류를 통해 더 신속한 의사 결정과 방향 설정을 가능하게 하는 복잡계 리더십(Complexity Leadership) 등 각 조직의 최적화된 새로운 맞춤형 리더십이 기대된다.

지난 10년간 조직학습의 전통적인 형태인 집합교육은 이러닝, 마이크로 러닝, 플립 러닝 등의 형태로 진화하였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업무와 학습을 연계한 홈 러닝(Home Learning) 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각 조직은 Virtual Classroom, Online Studio 등 러닝 플랫폼을 구축하며, 새로운 디지털 HRD 시스템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의 경우 기업교육 예산은 2019년 대비 줄지 않았으나 개인당 훈련시간은 연평균 약 13시간 정도 늘었고, 특히 대기업 집단 기준으로 약 64시간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Training Industry Report 2020). 특히 HRD 전문가는 비대면 환경의 학습전달자 입장에서 학습촉진자로서의 역할을 학습하고 새로운 교수법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많은 조직이 온라인 학습으로의 전환을 이뤄냈지만, 학습에 관한 교육 공학적 역할을 넘어서 조직 내 협업과 상호작용, 지식공유에 관한 주저함이 있을 수 있다. 이를 위하여 협업·신뢰 문화 확산, 학습공동체를 형성하고, 나아가 조직 내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최근 들어서 조직 내에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코로나 블루(코로나19와 우울감을 뜻하는 Blue가 결합한 신조어), 즉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를 위하여 HRD의 영역은 조직전략에 기여하는 학습 목표 및 효과적인 교육 설계와 더불어 학습자의 상황과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민첩한 대응력을 포함해야만 한다. 이러한 해석을 바탕으로 World Economic Forum의 The Future of Job Reports 2020은 공감 및 감성경영, 코칭, 커뮤니케이션 등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핵심 스킬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비대면 테크놀로지가 발전할수록 인간의 감성과 교류에 관한 세심한 관심이 필수적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디지털 HRD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되어버렸다. 조직 내에서 지난 10년이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일과 배움의 균형(Work-Learning Balance)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반구저기(反求諸己). 코로나19로 변한 HRD의 환경은 변하였지만, 이에 민첩하게 반응하여 향후 HRD의 역할과 기여에 관하여 스스로가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업데이트 2021-02-08 20:42


이 섹션의 다른 기사
사보 다운로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