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와 부패
    양세영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운영위원장(세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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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코로나19로 시작하여 코로나19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일매일 불안 속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로감이 만연하다.
코로나19는 과연 언제쯤 종식될 수 있을까?
모든 세계인이 이런 질문을 안고 2021년 새해를 맞이했다.
올해 백신을 통해 집단면역이 이루어지고 모두가 코로나19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본다.
 

 

유사점이 많은 코로나19와 부패
필자는 코로나19의 창궐을 바라보면서 문득 부패와의 연관성을 생각해 보았다. 놀랍게도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먼저 코로나19와 부패의 근본 원인은 인간의 ‘탐욕’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존재한다. 인간의 탐욕은 생태계를 파괴하고 그 결과 인수공통의 감염병인 코로나19를 불러왔다. 부정청탁이나 뇌물, 향응접대, 채용 비리 등과 같은 부패행위 역시 모두 인간의 탐욕의 결과가 아니던가. 또한,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존재라는 점도 유사하다.

고대 역사서에 나오는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괴질은 모두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었다.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AD 2세기 로마의 안토니우스 역병은 제국 전체를 흔들었을 뿐 아니라 황제의 목숨까지 앗아갔다. 같은 시기 중국의 한나라에도 유행성 전염병이 자주 발생하여 막대한 인명 피해를 기록하였다. 14세기 유럽의 흑사병, 20세기 스페인 독감, 최근의 사스와 메르스 모두 상당기간 인류를 힘들게 했던 전염병들이다. 부패 역시 연원이 깊다. 뇌물이라는 단어는 함무라비 법전과 성경에도 나온다. 부패와 전염병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팬데믹(Pandemic) 현상이라는 점에서도 양자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코로나19는 2020년 12월 말 기준 220여 국가로 확산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8천만 명을 넘었고, 176만 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왔다. 세계화는 이러한 대유행을 가속했다. 부패도 관행화되면 조직 내에 급속히 확산하고 부정적인 조직문화로 자리 잡기 쉽다.
 


부패 해소를 위해 솔선과 소통으로 백신을,
청렴한 조직문화로 집단면역을

이러한 대유행을 특징으로 하는 전염현상은 모두 개인의 ‘이기주의’를 배경으로 한다. “나는 괜찮아”하는 생각이 바이러스의 핵심적인 숙주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전염은 이러한 이기주의에 의해 3밀로 일컬어지는 ‘밀집-밀접-밀폐’ 환경에서 전파되고 확산한다. 부패 바이러스 역시 이기주의를 통해 학연-혈연-지연-직장연으로 일컬어지는 밀착적인 연고주의 관행과 행위에 의해 전파되고 확대된다.

코로나19를 퇴치하고, 부패를 예방하기 위해서 근본적으로는 확실한 백신의 개발이 요청된다. 백신이 개발되어 집단면역이 형성되기 전에는 예방적 활동, 즉 방역활동이 긴요하다. 우리는 이미 2020년을 지나오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씻기, 마스크 쓰기 등과 같은 사회적 학습을 통해 방역생활을 익숙한 삶의 풍경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방역지침은 부패예방에도 적용된다. 조직 내부의 행동강령이 바로 방역지침이다. 이를 준수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이익충돌을 회피하고 부패위험요인을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주기적 소독과 같은 차원에서 상시적 청렴교육과 시책의 실천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백신이 개발되어 집단면역이 형성되어야 우리가 소망하는 코로나19 상황이 해소될 수 있다. 조직이 부패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조직 리더들의 솔선수범과 임직원의 지속적인 청렴 소통이 백신이 되어 구성원들에게 항체를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부패에 대한 저항력이 향상되고 공유되면 청렴한 조직문화의 집단면역이 꽃 피울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어 각국에서 치료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백신치료와 집단면역 형성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바이러스는 인류 역사상 꾸준히 변종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부패 역시 늘 새로운 형태의 편법과 우회적 접근이 등장해왔다. 이런 점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손 씻기, 마스크 착용과 같은 일상적인 방역활동과 부패 예방활동은 백신치료와 함께 지속하여야 할 청렴습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업데이트 2021-02-0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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