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 연구원에 근무하는 김성호 책임연구원이 지난 8월, 토목 분야 철도시설유지보수 직종 대한민국명장으로 선정됐다.
토목 분야에서 최초 탄생한 대한민국명장에 빛나는 김성호 책임연구원은 1999년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에 입사해 국민 안전과 직결된 철도유지보수 분야에 종사하며 실력을 다져왔다.
개선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해 성과를 이뤄내고야 마는 김성호 책임연구원을 만났다.
‘7전8기’로 대한민국명장 선정
‘7전8기’란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선다는 뜻이다. 실패에 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이른다. 김성호 책임연구원은 8번 도전한 끝에 철도유지보수 직종 대한민국명장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대한민국명장 서류를 준비하느라 그동안 가족들과 봄·여름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어요. 대한민국명장으로 당당히 선정되니 가족들이 가장 많이 좋아하더라고요.”
한국철도공사 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어 이론에 집중하는 연구원이라는 기존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오해를 할 수 있겠지만, 주경야독으로 자신의 길을 하나하나 열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업훈련원 수료 후 사회경험을 하고 공업고등학교 기계과에 진학해 졸업했다. 다른 기업에서 근무 후 33살에 철도청 토목직으로 입사해 20년째 한국철도공사에서 철도시설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해 온 만큼 만큼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추고 있다.
김인호 한국철도공사 연구원장은 연구원 안에서 대한민국명장이 탄생했음을 기뻐했다.
“김성호 책임연구원은 끝까지 해내려는 의지와 근성이 있습니다. 대한민국명장은 그야말로 ‘의지의 한국인’으로 본받아야 마땅한, 미래 세대에 귀감이 되는 존재잖아요? 한국철도공사 연구원 내에서 대한민국명장을 배출해 낼 수 있어 영광스럽습니다. 앞으로 개발한 기술을 상품화시키고 공동 연구한 회사와도 수익을 나누고 일자리를 발생시킬 수 있는 일에 앞장서 주기를 바랍니다.”
성과를 이뤄내고야 마는 ‘문제점 해결사’
어렸을 때부터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즐겨 온 김성호 책임연구원은 주변에서 ‘문제점 해결사’라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기계를 전공했기 때문에 기존 토목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철도유지보수 업무를 보다 넓은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기계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철도유지보수 업무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개선점을 발견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개선하는 성과를 거듭해 온 그는 입사 5년도 되지 않은 2003년 12월 열린 공무원창안대회에서 과학기술분야 금상인 옥조근정훈장을 받으며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았다. 한국신지식인, 한국제안명인, 한국철도공사 지식제안왕 등을 수상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약 40회 수상이라는 성과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2011년 8월에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됐고, 2017년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로 위촉된 데 이어 2018년 우수숙련기술자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보선장비용 실린더 지지장치, 콘크리트침목 레일고정장치 등 특허 등록 11건, 선로 보수용 저상형 유압잭으로 실용신안 1건을 등록했다. 출원 중인 특허도 7건에 달한다. 국가기술자격도 여러 개다. 1999년 철도토목(보선) 기능사를 취득하고, 선반, 기중기운전, 전기용접, 특수용접, 굴삭기운전 기능사를 차례차례 따냈다. 2011년에는 철도차량운전면허증도 취득했다.
한국철도공사 연구원에서 일한지는 3년째. 한국철도공사 개선전문가(MBB)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서울과학기술대 철도전문대학원에서 철도전기·신호공학과 박사과정 2학기에 재학 중이다.
철도 단선사고 막는 전차선로 까치집
자동검출장치 개발
그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전차선로 까치집 자동검출장치 개발이다. 철로 구조물에 집을 짓는 까치는 전차선 단선사고를 유발하는 골칫덩어리다. 그렇기 때문에 까치집은 발견하는 즉시 치워야 한다. 김성호 책임연구원이 개발한 전차선로 까치집 자동검출장치는 그동안 육안으로 까치집 여부를 구분해 오던 작업을 자동화했다. 철도를 운행하면서 영상을 수집·분석해 인공지능이 까치집임을 판단하면 까치집 위치정보를 작업자에게 전달하는 장치다.
고속도로에서 고정된 채 속도위반을 단속하는 카메라와 달리 150km로 운행하는 열차에서 영상을 촬영해 분석하는 기술은 차원이 확연히 다른 기술이다. 이동하면서 객체를 분석해 내는 기술은 철도에 세계 최초 적용이다. 게다가 촬영한 영상을 전송한 후 이를 따로 분석해야 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철도 안에서 영상 분석과정을 마쳐 까치집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철도가 이동하면서 철로 구조물과 주변 풍경이 겹쳐져 까치집이 아님에도 까치집이라고 판단하는 오류를 줄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끝에 인공지능이 까치집이라고 판단한 100개 중 실제 까치집은 95개 수준으로 정확도를 높였다. 아이디어 단계부터 열차마다 설치하는 장치가 아닌 운행하는 철도에 간단히 설치하고 떼어 내 다른 철도에 부착할 수 있는 이동형으로 고안해 냈다.
“제가 개발한 전차선로 까치집 자동검출장치는 철도 단선사고에 익숙하고 큰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 유럽이 아닌 아시아권에는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까치집을 검출해 내는 장치지만, 다른 객체에 대한 정보를 입력해 학습시키면 까치집뿐 아니라 다른 객체도 이동하면서 검출해낼 수 있다는 확장성까지 갖췄다.
이밖에도 그는 보선장비(모터카) 주행장치 불량을 검출하는 시스템도 고안하며 철도유지보수 작업능률을 높이고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몰두해 왔다.
“자신의 분야에서 개선해 나갈 부분을 발견하는 안목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에 멈추지 말고, 실제 성과를 이뤄내세요.”
김성호 책임연구원은 지금처럼 철도시설유지보수 작업 시스템을 개발에 집중하면서 향후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 컨설팅을 펼칠 계획이다.
대한민국명장 김성호
* 1999년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 입사
* 2003년 공무원창안대회 금상(옥조근정훈장)
* 2004년 공무원창안대회 장려상 (행정자치부장관상)
* 2011년 이달의 기능한국인 선정
* 2017년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위촉
* 2018년 우수숙련기술자 선정
* 2019년 대한민국명장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