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빵 먹으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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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밥은 먹이고 집회를 하면 좋겠다”라고 했더니 “바보 아니냐”고 한다.
비정규직이어서 불평등하다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연합된 결속을 실천해야 한다고, 뛰어나간 행위는 그저 파업을 위한 파업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건 개인적이고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이었나.

3일 동안 학부모들은 아이들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그동안의 편안함을 반성하고 조리사들의 노고에 감사했다고 한다. 또 어떤 학부모들은 이럴 바에 우리들이 식당을 운영하거나 아이마다 영양 요구에 맞춰 도시락을 준비하자는 결의가 있었다고 한다.

불평등을 말하면 고용의 불평등, 소득의 불평등, 상속의 불평등, 일자리의 불평등, 소비의 불평등, 부양의무의 불평등, 청렴 측정의 불평등, 투자의 불평등 등등 이루 열거하기 호흡곤란이 올 지경이다. 불평등과 비정규직은 어떤 먹이사슬처럼 서로를 엮고 있는가?
 


불평등을 주장하느라 또 다른 불평등을 진화시키는 건 아닌가 염려되는 일이다.
고용불안이 사회문제가 되어 불평등의 벽을 깨고자 저항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공정한 사회를 원하는 학교비정규직노조 총파업에 3,637개 학교가 대체 급식을 시행했다. 이번 시위에는 10만 명이 참여했고 2018년말에는 비정규직 13만 7,00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물론 정규직인 듯, 정규직 같은, 정규직 아닌 그들의 처우가 나아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가 관심을 두어야할 부분이 있다. 곧 맞이할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우리 사회의 가용자원은 로봇에 의해 70%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한다. 우리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대책은 마련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은 우리들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갈등을 빚어내고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동안 견고하게 제작되어 우리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노동의 대가와 정당한 대우에 관한 적극적인 여론 형성 후 파업 전 당사자 간 교섭을 할 수는 없었을까. 불평등이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의 고용과 노동은 단기간에 원하는 효과를 이뤄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비정규직 시장의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이 소비나 투자를 줄여 경제를 차갑게 만들고, 정규직으로의 이동이 어려운 구조와 갈등을 내포하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가 풀어내야 할 커다란 숙제인 것은 맞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은 투자와 경제를 위축시킨다. 경제성장이 우선되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해결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경제가 안정되면 사회도 안정된다. 사회가 신뢰를 잃으면 사회를 움직이는 무형의 자산인 사회적 자본에도 큰 영향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사회적 자본은 구성원간의 배려,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체와 협력을 촉진시킬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을 조립하고 예측하고 준비하며 세워놓아야 할 것이다. 그건 나의 자리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기도 하다.

“불평등으로 인해 고통받는 국민을 국가가 보호해야 한다”는 애덤 스미스의 말을 인용한다. 그것은 일한 만큼 보상을 받는 일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기도 하다.
경제성장을 볼모로 청렴과 불평등을 외치자. 그래야만 경제성장을 빌미로 불평등을 가용하지 않는 사회가 되며, 노동의 공평한 대가와 청렴한 사회보장을 받고, 노동만으로도 충분한 삶이 유지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이들 밥은 먹이고 집회하면 안 되겠냐”고 했더니 “바보 아니냐”고 한다. 

업데이트 2019-09-2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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