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시대 직업능력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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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공지능.” 지난 7월 내한한 일본 최대 부호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처럼 강조했다. 인공지능은 ‘디지털 근로자’로 불리는 로봇에 혼을 불어 넣는 것과 같다.

한국이 닥칠 생산인구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손 회장 의견이다. 실제 일본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무인배송로봇’이 도로를 이용하는 실험을 실시하고 도로교통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초고령화에 따른 택배 배송 인력부족으로 물류 산업이 위기에 직면하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함이다.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전통적인 사회 구조를 혁신시키는 것을 ‘디지털 전환’이라고 한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생산방식 변화에 따른 ‘직업능력 전환’이 필수조건이다. 요즘 선진국에서는 ‘직업능력 전환’에 기업이 앞장서는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

프랑스 이동통신기업 ‘Free’의 그자비에 니엘 회장은 사비 약 900억 원을 투자해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를 육성하는 사회공헌형 인재육성기관 ‘에꼴42’를 만들었다. 니엘 회장의 기업운영 노하우에 따라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서 교과서도 강사도 없는 혁신적인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업체 아마존도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큰 물류와 배송 담당 인력 10만 명에 대해, 고급업무 재교육으로 8천억을 들이기로 했다.

민간기업 재교육 규모로는 최고 수준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세계 기업들은 직원 직무교육과 훈련을 스스로 주도하고 있다. 기업에 꼭 맞는 직무교육이 AI시대 생산성 제고의 지름길이자 기업의 명운을 가르는 분기점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기업이 주도하는 직업능력개발 훈련사업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 인력공단은 지난해부터 기업 수요를 반영한 ‘기업 맞춤형 현장훈련’ 지원 사업을 집중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은 기업진단을 토대로 현장에 필요한 직무 능력을 뽑아 훈련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실제 사업장에서 현장훈련을 실시하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기업이 주도하는 훈련이다.
 


이와 같은 ‘기업 맞춤형 훈련’을 통해 기업은 경쟁력 제고와 근로자는 직무역량 강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참여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서 재참여와 타 기업에 추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현재 ‘기업 맞춤형 현장훈련’ 참여 중인 기업은 206개에 달하며, 공단은 올해부터 전문 컨설팅 및 훈련 절차 등을 지원하는 등 유관기관과 협업하여 내실 있는 사업 수행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을 포함한 5개 권역 훈련 전문기관인 ‘중소기업 훈련지원센터’를 활용, 연말까지 기업 발굴을 확대해 전국에서 170개 기업을 추가할 계획이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 경기가 있은 지 벌써 만 3년이 넘었다. 당시 경기결과가 우리 사회에 준 충격은 엄청나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생겼다. 그러나 인간이 개를 키운 지 1만 8천년이 되었지만 개가 우리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듯, 인공지능의 사용은 오히려 사람의 존재와 역할을 더욱 뚜렷하게 할 것이다. 또한, 적극적으로 인공지능과 협력할 때 ‘생산성 제고에 따른 정년연장과 근로시간 저감’이라는 긍정적 사회변화까지도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세계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우리 기업들의 직업능력 개발훈련에 대한 적극적인 도전을 기대해 본다.
 

2019년 8월 1일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김 동 만 

업데이트 2019-08-1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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