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프로그램 선발 멤버로 발탁되다
미국에서 다니고 있는 대학을 휴학하고 입대를 결정했지만 전역하고 나서도 우리 집에 남은 것은 몇 억이라는 빚이었다. 눈물을 머금고 빚을 갚기 위해 몇 년을 학원 강사와 영어 과외선생으로 일했고, 다행스럽게 빚은 다 갚았지만 다시 나의 길을 찾아야 했다.
유학생활을 하면서 친구들에게 요리를 해주며 기쁨을 줬던 추억을 떠올렸다. 전문학교에서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부모님은 어떻게 해서든 나의 최대 강점 중 하나인 영어를 활용하기를 원하셨다. 가능하다면 해외에 나가 요리사로서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었다.
졸업을 앞둔 어느 날, 졸업생들을 위한 취업 박람회에서국비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영어수업부터 시작해 짧은 시간 내 호주에서 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취업까지 알선해 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나에게는 다시없을 기회 같았다. 수많은 지원자 가운데서 한 명으로 발탁됐을 때,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르겠다.
강행군의 연속에서도 많은 배움을 얻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영어수업과 자습을 진행했다. 3개월 만에 IELTS 5.5 수준의 영어 실력을 만들어 시험 통과를 해야 호주로 넘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모든 영어 수업과정을 마치고 20대 초반에 유학길에 올랐던 마음가짐보다 더욱더 진중한 마음으로 호주로 넘어오게 됐다.
TAFE에서 수업을 시작하면서 한국보다 더 체계적으로 다방면에서 요리를 가르치고 접근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곳은 요리의 기본을 다지고, 개념을 잡기에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우리가 참여했던 Certificate Ⅳ in Commercial Cookery 코스는 17주 프로그램이었기에 많은 것을 짧은 시간 내에 습득해야 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수업이 있는 날도 많았고, 토요일에도 이론 수업이 매주 있었기 때문에 강행군에 다들 힘들어 하면서도 새롭게 배우는 것들에 대해 열심이었다. 또한 매주 화, 수는 학교에서 연결해 준 브리즈번에 있는 유명 호텔들로 인턴십을 나갔다. 그곳에서 일하면서 주방에서 어떻게 일을 하는지, 재료들은 어떻게 조리하는지 알 수 있었다.
세계적인 레스토랑에서 일하게 되다
수업을 무사히 수료하고 나는 멜버른으로 가 여러 군데 이력서를 돌렸고, 2016년에 Top 100 레스토랑에서 56위를 받은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연락을 받았다. 오픈 주방이다 보니 일의 강도가 어마어마하게 힘들었지만 그만큼 배운 것도 많았다.
지금은 다른 직장에서 요리사로서 일하고 있지만, 국비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경력도 없는 내가 1주에 50시간만 일하면서 월급을 300만 원 이상 받을 수 있었을까? 혹시 국비 프로그램에 대해 긴가민가한 사람들이 이 글을 보게 된다면, 꼭 지원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발판으로 삼기를 진심으로, 진심으로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이 좋은 기회를 허락해준 제이엠피코리아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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