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구 판매에서 수면 컨설팅으로, 기업자격이 만든 이브자리의 진화
    이브자리 비전티움 대표 고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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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사업주가 근로자의 기술 향상을 위해 실시하는 자격검정사업을 지원해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과 기업의 기술 향상을 촉진하는 ‘기업자격 정부인정제’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이브자리는 이 제도를 통해 단순한 침구 브랜드를 넘어 대한민국 수면 경제, 이른바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를 이끄는 선도 기업으로 진화 중이다.

비전티움 고정욱 대표를 만나 이브자리의 기업자격 정부인정제 운영 사례와 그 의미를 들었다.
 

기업자격 정부인정제가 탄생시킨 전문성

이브자리의 인재 육성과 대외 협력 사업을 총괄하는 ‘비전티움’은 2016년 고정욱 대표를 중심으로 기존 인사·교육 및 대외 협업 기능을 독립된 사업 부문으로 격상시키며 탄생했다.

이브자리는 창업주의 사업 철학에 따라 부문장들에게 남다른 책임감과 사업가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대표’ 직함을 부여하고 있는데, 고정욱 대표 역시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사내 교육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꿨다.
 

 

그 출발점은 업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정의였다. 매장에 방문한 고객에게 좋은 소재와 디자인의 이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고객이 잘 잘 수 있는 환경을 종합적으로 제안하는 수면 컨설팅으로 시각을 넓힌 것이다.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핵심 인력이 바로 ‘슬립코디네이터’다.
 

슬립코디네이터는 일반 판매 직원이 아니라 고객의 수면 상태를 상담하고 적합한 제품을 체험을 통해 제안하는 수면 전문 컨설턴트다.

그리고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최적의 수면 환경을 설계하는 이들의 역할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장치가 바로 ‘기업자격 정부인정제’다.
 

 

이브자리의 기업자격이 처음부터 지금의 형태였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으로 출발하며 ‘홈코디네이터’를 육성했다. 이것이 점차 기업에 필요한 서비스형 인재를 체계적으로 길러내는 방향으로 발전하며 2014년에 론칭한 ‘슬립앤슬립’ 브랜드를 중심으로 수면 전문성을 더욱 강화한 ‘슬립코디네이터’ 과정으로 확장됐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정식 인정을 받은 것은 2017년부터다.
 

슬립코디네이터 교육 과정은 단순한 제품 지식 교육에 머물지 않는다. 회사의 가치체계와 인재상 교육을 비롯해 수면에 대한 기초·심화 지식, 기능성 침구와 친환경 소재에 대한 이해, 고객 응대(CS)와 업셀링(Upselling), VMD(비주얼 머천다이징) 교육 등 광범위한 커리큘럼을 자랑한다. 교육 후에는 필기 평가뿐만 아니라 실제 상담 시연까지 엄격하게 심사해 수료 여부를 결정한다.
 


합격률이 70~85% 수준에 머문다는 점은 이 과정이 결코 형식적인 자격이 아님을 증명한다. 슬립코디네이터 수료자는 국가기관의 이름이 병기된 자격증을 부여받아 매장에 비치한다. 한때는 전문성을 시각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의사처럼 가운을 입는 시도도 있었다. 이런 노력은 고객에게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하는 사람’이라는 신뢰를 심어줬고 이는 자연스럽게 서비스 만족도 향상과 구매로 이어졌다.

 

제도가 만든 변화, 현장의 성과로 이어지다

현재 이브자리는 전국 300개가 넘는 매장에서 슬립코디네이터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자격 취득자 수를 늘린 결과가 아니라, 기업의 사업 방향과 현장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2014년 ‘슬립앤슬립’ 브랜드를 론칭하며 체험 공간을 갖춘 매장을 확대했고 교육 수료 여부를 매장 운영 기준과 연결하면서 자격 제도의 실효성을 극대화했다. 대리점주와 매니저들 역시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자격제도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성과도 뚜렷하다. 단순히 상품을 권유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왜 이 제품이 필요한지를 체험과 상담을 통해 이해시키자 자연스럽게 구매가 확장됐다. 고정욱 대표는 “예전에는 디자인과 품질만 좋다고 하면 팔리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의 고객은 훨씬 똑똑해졌고 체험을 통한 고객 경험과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한다”고 말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자격제도는 사람의 역량을 키워 현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이것이 곧 실질적인 매출 성과로 직결되고 있다.

 

또한 이브자리는 내부적으로 성공사례 경진대회를 운영하며 현장의 노하우를 적극 공유하고 있다. 고객의 경추를 측정하는 방법부터 체험을 유도하는 멘트, 구매로 이어진 구체적인 상담 사례 등을 발표하며 우수 사례를 매뉴얼화한다. 이는 자격을 취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자격이 업무 현장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지속해서 학습하는 구조다. 기업자격 정부인정제가 생명력을 잃지 않고 살아 숨쉬기 위해서는 이런 사내 교육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브자리가 잘 보여주고 있다.

 

산업 전체로 확장되기를 꿈꾸며

고정욱 대표는 기업자격 정부인정제가 개별 기업 내부에 머물지 않고 산업 전체로 확장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그는 “사업 내 자격을 넘어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아카데미 형태로 발전시켜 자격을 취득한 사람이 동종업계 어디를 가도 인정받는 구조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실제로 조선업 분야에서는 여러 기업이 공동으로 자격 과정을 운영하고 산업 내 자격인증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K-조선업 자격인증의 글로벌화를 위해 영문 자격증까지 발급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그는 이런 사례를 보며 홈리빙 분야 역시 언젠가 산업 공통의 서비스 기준과 인재 양성 체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그는 기업자격 정부인정제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들을 향해 절실함과 진정성을 강조했다. 신청 요건을 갖추고 절차를 밟는 것만으로는 제도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고정욱 대표는 “기업이 왜 이 자격을 운영하려 하는지, 어떤 인재를 길러내고 싶은지, 이를 통해 현장과 사업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지가 분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브자리 역시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문제의식과 단순 판매 문화를 고객 체험 및 전문 상담 서비스로 탈바꿈시키려는 절실한 목적이 있었기에 자격인증 제도가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자격증은 종이 한 장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기업이 사람을 대하는 방식과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도구여야 한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기업자격 정부인정제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자긍심과 성장의 기회를, 기업에는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할 강력한 무기를, 고객에게는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하는 든든한 기반이 됐다. 직원의 전문성이 곧 서비스의 질을 결정하고, 사내 자격 제도가 형식적 인증을 넘어 현장을 바꾸는 실질적인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이브자리의 슬립코디네이터 사례가 증명하고 있다.

 

 

업데이트 2026-04-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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