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이 없으면 변화도 없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혁신 DNA (주)광양테크 천종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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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설립 이후, 광양테크는 기술력이나 자본보다 ‘사람의 성장’으로 위기를 극복해 온 기업이다.
초창기에는 기술이 부족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름 아닌 ‘교육’이었다.
천종수 대표는 매일 한 페이지씩 경영 서적을 필사하며 스스로의 생각을 다듬었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의 다양한 교육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그래서 천종수 대표에게 혁신이란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의 변화이며, 경쟁력 또한 설비나 기술이 아닌 사람의 힘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이러한 신념은 결국 ‘2025년 직업능력의 달’ 직업능력개발 유공 부문 대통령 표창 수상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광양테크는 건설기계 종합정비회사로, 사람의 병을 진단하듯 건설현장의 중장비를 점검·수리하며 기계의 안정적인 가동을 돕고 있다. 20여 년간 현장 경험과 기술력을 쌓아 지역 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했지만, ‘3D 업종’ 특성상 인력난은 늘 고민이었다. 이에 천종수 대표는 “사람이 바뀌어야 회사가 바뀐다”는 믿음으로 직원 교육과 혁신에 나섰다.

 

정리·정돈·청소·청결·습관화로 이어지는 QSS(Quick Six Sigma) 활동을 도입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이전엔 어수선하던 작업장이 정돈되고, 생산성이 향상되며 안전사고도 크게 줄었다. 지금의 공장은 담배꽁초 하나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깨끗하고, 직원 스스로 청결과 안전을 지키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만든다는 믿음 아래, 광양테크는 오늘도 배우고 고치며 성장하고 있다.
 

 

혁신 활동을 소개해주세요.

혁신 활동을 시작할 때 ‘3정(정품, 정량, 정위치) 5S(정리·정돈·청소·청결·습관화)’을 실천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이 기본적인 것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가장 단순한 것부터 바로잡으면서 회사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직원들이 ‘사람이 없다, 시간이 없다’라며 변화를 미루곤 했죠. 업무 강도가 높다 보니 서로 소통도 잘 되지 않았고요.

결국 중요한 건 사람의 마음이었습니다. 아무리 제가 추진해도 직원들의 마음이 따라주지 않으면 혁신은 절대 이뤄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의 생각을 바꾸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죠. 그런 마음이 모이자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지금은 현장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어수선하고 지저분했던 작업장이 이제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가공 공정 역시 큰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이전에는 공구를 아무렇게나 넣어두고 찾느라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오픈형 보관 방식으로 바꿔 누구나 걸어가며 바로 필요한 도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작업 효율이 높아지고, 사고 위험도 크게 줄었죠.
 

 

혁신 활동을 통해 얻은 성과는 무엇인가요.

안전지표와 생산성이 모두 눈에 띄게 향상됐습니다. 2018년에는 1인당 생산성이 월 1,130만 원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월 2,310만 원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혁신 활동의 중심에는 교육이 있었고,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 지난해 2024년 9월에는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으로 4개 부처 장관 인증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에는 ‘직업능력개발 유공’ 부문 대통령 표창이라는 영예를 안게 됐습니다. 이 상은 제 개인이 아닌, 광양테크라는 이름으로 회사가 함께 받은 상이죠.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여러 제도도 적극 활용했습니다.

먼저 ‘사업주 직업능력개발훈련’을 통해 현장 인력의 기술 수준을 체계적으로 높였고, ‘체계적 현장 훈련(S-OJT: Structured–On the Job Training)’ 제도를 도입해 숙련자가 후배 직원을 직접 교육하는 구조를 마련했습니다. 이렇게 위에서 아래로, 경험이 지식이 되고 또 그 지식이 새로운 경험으로 이어지는 배움의 문화가 회사 안에 자리잡았습니다. 2023년부터는 일학습병행제도를 도입했는데요, 직원들이 일하면서 동시에 배우다 보니 현장 대응력과 생산성이 훨씬 높아지고 인재를 키우는 기반도 더 단단해졌습니다.
 

 

이 모든 활동은 한국산업인력공단 전남지사가 함께한 ‘능력개발전담주치의’ 사업을 통해 이루어진 성과입니다. 특히 광양테크는 직업능력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다른 기업 경영자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만큼의 성과를 만들어왔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직업능력개발사업의 활성화와 지역기업 간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받은 지원과 도움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지역 기업에 도움이 되는 성공 사례를 널리 알리고 자부심을 갖고 홍보에 앞장서겠습니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대표님이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2012년, 회사가 가장 어려웠을 때 처음으로 노트에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을 적었습니다. 그날부터 경영 서적과 사례를 읽으며 매일 한 장씩 기록하기 시작했죠. 그게 벌써 21권째가 되었습니다. 이 기록은 단순한 개인 일기가 아닙니다. 저 혼자만 보는 게 아니라, 직원들이 함께 읽고 사인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배움의 장’이 되었어요. 직원들이 그 안에서 경영 철학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스스로 성장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는 거죠.
 

 

앞으로 더 추진해 보고 싶은 교육이 있으신가요?

‘레벨업 교육’, 즉 직원들의 숙련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문 기술 교육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광양테크에는 용접·가공·도색 등 여러 전문 기술 분야가 있는데요, 마치 병원에 외과·내과가 있듯 분야마다 필요한 기술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런 분야별 전문 교육은 인원이 많지 않다 보니 쉽진 않지만, 분야의 숙련도를 높이는 맞춤형 교육을 통해 직원 개개인의 전문성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 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또 하나는 협동로봇 도입입니다. 앞으로는 사람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체계를 만들어가려 합니다. 협동로봇은 스마트공장과도 연결되는 부분이죠. 이 업종은 아무래도 힘들고 기름이 묻는 일이다 보니, 젊은 세대의 유입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70세가 넘은 직원분들도 정년퇴직 후 계속 근무하고 계세요. 결국 단순하고 힘든 일은 로봇이, 세밀하고 숙련이 필요한 일은 사람이 맡는 구조로 가야 합니다. 그래야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아직 협동로봇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단계는 아니지만, 남들보다 한발 앞서 작은 부분부터 차근차근 적용해 나가려 합니다.

 

업데이트 2025-10-2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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