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근로자에서 동료로, 함께 일하고 함께 성장하는 기업
    2025년 고용허가제 우수사례 공모전 우수 사례 ‘닥터애그’ 이현숙 이사 & 최진천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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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업 현장의 인력난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안정적인 인력 확보가 생존을 좌우하는 과제가 되고 있다.
국내 최대 버섯 전문 농업회사법인 닥터애그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고용허가제를 적극 활용하며 새로운 해법을 찾아냈다.
 

 

닥터애그는 1996년 설립 이래 국내 버섯 산업을 대표하는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연간 약 2만 3천 톤의 팽이버섯과 1,500톤의 느타리버섯을 생산하며, 국내 전체 시장 점유율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최대 규모의 버섯 전문 농업회사법인이다. ‘황소고집’이라는 브랜드로 잘 알려진 닥터애그는 꾸준한 품질 관리와 신뢰를 바탕으로 소비자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는 첨단 스마트팜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노력이 있다. 닥터애그는 계절과 외부 환경의 제약을 넘어 연중 내내 일정한 품질의 버섯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고, 이를 통해 국내 농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닥터애그가 위치한 지역은 초고령화와 지속적인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농업 현장의 인력난은 이미 심각한 수준으로, 특히 연중 재배 시스템을 운영하는 닥터애그에게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인력 확보가 기업 생존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국내 인력만으로는 이러한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인력난은 해마다 심화되는 추세였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닥터애그가 주목한 것이 바로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고용허가제였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통해 부족한 일손을 보완하기 시작한 닥터애그는, 현장 경험이 쌓이면서 제도의 필요성과 가치를 더욱 확신하게 됐다. 그래서 이제는 외국인 근로자는 단순히 인력난을 해소하는 차원을 넘어, 닥터애그의 든든한 동반자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외국인 근로자를 중요한 인적 자원으로 인식하며, 이를 기반으로 국내 농업 현장의 지속 가능한 발전 가능성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Q. 외국인 근로자와 일하면서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일이 손에 익고 숙련도가 쌓일 때쯤 갑자기 퇴사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에요. 별다른 인수인계도 없이 그만두다 보니 당장 일손이 부족해지고, 생산 과정에도 차질이 생겨 현장 운영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탈률의 이유로는 우선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뚜렷한 동기가 부족했고,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회사에 대한 소속감이나 책임감을 느끼기 어려웠던 점이 컸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 나은 조건이 보이면 쉽게 이직하거나 퇴사하는 경우가 많았죠. 게다가 언어가 잘 통하지 않다 보니 의사소통에서 오는 불편함도 있었고,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고립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Q. 이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적응 지원, 소통 강화, 생활환경 개선, 동기 부여 등 여러 방면에서 체계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우선 국가별 반장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 각 나라에서 신뢰받는 직원을 반장으로 뽑아서 단순히 관리만 하는 게 아니라, 신입 직원들이 낯선 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멘토 역할을 맡기고 있습니다. 기숙사 생활부터 업무 적응까지 꼼꼼히 챙겨주다 보니, 관리자보다 훨씬 가까운 위치에서 소통할 수 있고, 직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징검다리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죠.

 

소통 채널도 다양화했습니다. 전 직원이 들어와 있는 단체 채팅방을 운영하고 있고, 분기마다 경영진과 직접 면담하는 자리도 만들고 있어요.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기숙사 내 세탁기나 건조기, 가스레인지 같은 생활 시설이 실제로 개선되기도 했고, 현장에서 생기는 고충도 빨리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근태 관리도 투명하게 하려고 자체 시스템을 도입했어요. 외국인 근로자들이 키오스크나 모바일로 직접 출퇴근을 체크하고 확인할 수 있어서, 괜한 오해도 줄고 신뢰 형성에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또 직원들끼리 교류를 늘리고 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스페셜데이’라는 걸 운영하고 있어요. 삼겹살데이, 치피맥데이 같은 이벤트를 분기마다 열어서 국적과 부서를 떠나 다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있죠. 이게 의외로 문화적 소외감을 줄이는 데 큰 효과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인센티브 제도와 우수사원 시상제를 운영하고 있어요. 성과뿐만 아니라 협업 태도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우수사원을 뽑고 포상하는데, 이게 책임감과 소속감을 높이고 장기 근속을 유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Q. ‘이동식 한국어 수업’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들었습니다.

닥터애그가 있는 지역이 외곽이다 보니 대중교통도 불편하고, 주변에 한국어 교육 기관도 없어요. 그러다 보니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면으로 한국어를 배우기가 굉장히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었습니다. 특히 네팔 출신 직원 한 분이 매주 대구까지 왕복 세 시간이 넘는 거리를 다니면서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근로자들이 언어 교육에 이렇게 큰 제약을 받고 있구나’라는 걸 실감했죠.

 

그래서 한국산업인력공단의 도움을 받아서 ‘이동식 한국어 수업’을 시작했어요. 외부 전문 강사님을 기숙사로 직접 초청해서 수업을 진행했는데, 기숙사 안에 별도로 학습 공간을 마련하고 매주 일요일 오전·오후 두 차례, 12주 과정으로 체계적인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또 참여율과 집중도를 높이려고 매주 간식을 제공하고, 성적 우수자나 우수 참여자를 뽑아서 시상도 했습니다. 단순히 언어만 배우는 게 아니라, 운문사 같은 곳을 방문해서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활동도 같이 했습니다. 이런 활동이 한국 사회를 이해하고 소속감을 느끼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Q. 이후, 체감하는 변화가 있다면요.

사람들이 오래 머무른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외국인 근로자분들이 이제 좀 일에 익숙해졌다 싶으면 갑자기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최근에는 이직률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반장 제도 같은 여러 가지 노력이 쌓이다 보니, 정서적인 안정감도 생기고 조직에 대한 소속감도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 같아요. 업무 분위기도 훨씬 부드럽고 따뜻해졌습니다. 전에는 각자 말없이 자기 일만 하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쉬는 시간마다 자연스럽게 대화도 나누고 서로 도우려는 문화가 자리 잡았어요. 국적이 달라도 이제는 서로를 ‘같이 일하는 동료’로 보는 시선이 분명히 달라졌다고 느낍니다.
 

 

Q. 앞으로 외국인 근로자와 관련해 더 보완하고 싶은 부분이나, 계획 중인 프로그램이 있나요?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는 동기부여 시스템과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먼저, 장기근속 인센티브를 조금 더 체계적으로 운영하려 합니다. 단순히 성과 보상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직원 개개인의 성장과 생활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맞춤형 혜택을 늘리려고 해요. 예를 들어 직무 능력 향상 지원이라든지, 본국 방문 휴가 같은 제도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외국인 직원분들이 단순히 근로자로만 머무는 게 아니라 리더로 성장할 기회도 열어주고 싶습니다. 지금 운영 중인 국가별 반장 제도를 좀 더 발전시켜서, 리더십 교육이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에요.

 

한국어 수업도 더 활성화할 예정입니다. 언어가 되어야 한국 사회에도 잘 적응할 수 있고, 회사 생활도 훨씬 편해지잖아요. 그래서 이 부분은 꾸준히 지원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려 합니다. 지금은 분기마다 스페셜데이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각 나라 문화를 서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경험을 넓혀가고 싶어요. 이런 활동들이 직원들끼리의 유대감을 더 깊게 만들어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업데이트 2025-08-2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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