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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계조립기술로 국산 가스터빈 1호기 개발에 성공하다
    대한민국 명장(기계조립 직종) 이동욱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기술수석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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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부터 조립의 모든 과정을 파악하는 것이 제품의 완성을 결정합니다

 

두산에너빌리티에서 국산 가스터빈 1호기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13년 시작된 프로젝트는 2022년 봄에 이르러서야 완연한 꽃을 피웠다.

이로써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가스터빈 개발에 이름을 올린 대한민국, 그 중심에는 이동욱 기술수석차장이 있다.

기계조립 기술로 걸어온 평생, 투박해진 손으로 기계를 어루만져 잡음을 찾아내는 눈빛에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그 무엇이 깃든 모양이다.
 

4만여 개의 부폼으로 구성된

대형 가스터빈 조립기술 보유자가 되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가스터빈 자체 개발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일본 미쯔비시중공업(MHI), 독일 지멘스, 이탈리아 안살도 에네르기아에 이은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조립기술 구현에는 두산에너빌리티 이동욱 기술수석차장의 공이 지대하다. 무려 4만 여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이 가스터빈 조립기술을 표준화한 인물로, 가스터빈 제작기간 단축에 기여하며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조립공장에서 만난 이동욱 명장은 거대한 발전용 가스터빈*을 가리키며 기계조립기술 양산에 관해 설명했다. 가스터빈은 기계조립의 꽃이라 불리는 것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의 핵심 부품이다.
 

 

“발전용 가스터빈에 총 4만 여개의 부품이 들어갑니다. 4만여 개를 조립하기 위해서는 정말 오랜 공이 들어요. 예를 들어, 컨베이어 시스템 같은 경우에는 제품이 지나갈 때 할당량을 조립하면 되지만 가스터빈은 무게만 해도 320톤에, 부속품 하나하나를 컴퓨터 시스템으로 조립할 조건이 되지 않아요. 그래서 이곳의 제품들은 전부 셀(Cell) 조립 방식으로 해내야 하지요.”
 

이 수많은 공정은 모두 이 명장의 손길을 거쳤다. 그 시작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자 기술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이 명장을 포함한 두 명이 일본 연수 길에 올랐지만, 경쟁사에서 핵심기술을 제공할 리 만무했다.
 

“질문도 알아야 할 수 있거든요. 구체적인 지식이 없으면 물어보지 못해요. 약 두 달가량의 연수 후에 멋지게 한 번 구현해 보겠다고 했더니 아마 어려울 거라고 하더라고요. 중국에서 40~50명씩 연수를 해도 구현해 내지 못했던 기술이라고요.”
 

경쟁사 등 모두가 성공하지 못할 거라 했지만, 2013년 개발에 착수해 밤낮으로 테스트에 몰두하며 조립과 분해를 수없이 반복했고, 2019년 국산 가스터빈 1호기 개발에 성공했다. 그리고 2022년 올해 성능시험까지 무사히 마쳤다. 끝없는 도전 끝에 이루어낸 엄청난 성과였다.

 

* 발전용 가스터빈은 고온고압의 가스로 터빈을 가동하는 회전형 열기관으로 터빈에 연결된 발전기를 통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소형 가스터빈부터 대형 가스터빈까지 전체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국산 1호 가스터빈은 복합발전효율 60% 이상의 대용량·고효율 가스터빈으로, 25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조립이란 단순해 보이지만,

또 완벽하기란 가장 어려운 기술이다

기계조립에서 제품의 완성을 결정 짓는 건 결국 설계부터 조립의 과정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한 사람의 역할이다. 1989년 두산에너빌리티(당시 두산중공업) 입사 후 줄곧 기계조립기술에 전념해온 이동욱 명장은 리더이자 기술수석차장으로서 이 과정의 중심에 섰다.
 

가스터빈 개발 주요 인력으로 발탁되기 전,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선배들 어깨너머로 넌지시 자신의 아이디어를 던진 일이다.
 

“수압 테스트였는데 제품을 넣은 채로 수압을 측정하려고 하니 물이 계속 새는 거예요. 옆에서 자세히 보다가 그 사이에 ‘오일 링(Oil ring)을 넣으면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물었죠. 그것을 넣고 해보니 실제로 물이 한 방울도 새지 않는 거예요.”
 

 

소위 건방져 보일까 봐 쉽게 말을 못 했다는 이 명장. 이 일은 오히려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고, 이 명장은 사내에서 점차 효율과 품질,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시작했다.

한편, 그가 이러한 기술에 매력을 느낀 건 아버지의 투박한 손길에서 시작되었다. 하늘 아래 첫 동네로 불리는 산청에서 아버지는 농사를 지으며, 쟁기를 만드셨다.(소나 말, 기계 등의 힘을 이용해 논밭을 가는 데 사용하는 농기구) 뭐든 도구 하나 없이도 뚝딱뚝딱 만드는 모양새가 어찌나 신기한지 명장은 그 모습을 닮고 싶었다고.
 

“나무로 만드는 쟁기가 있어요. 아버지께서 그것을 만드셨어요. 또, 동네 분들 중에서 물건을 쓰다 안 되면 가져오는 분들이 있었어요. 아버지가 어떻게 하면 또 잘 되는가 봐요. 거기다 목수 일도 겸해서 하셨는데, 못을 하나도 박지 않으면서 이렇게 저렇게 탁탁 끼워 맞추면 또 무엇이 완성돼요. 그게 참 신기하더라고요.”
 

기계조립기술이란, 단순해 보이지만 또 어쩌면 가장 정교한 기술력을 갖추어야 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손의 감각이 중요하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재주는 3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무던히 한길을 걸을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

이처럼 명장은 어릴 적 꿈꾸던 분야에서 꾸준히 개발에 몰두해 10여 년의 장기 프로젝트에 성공했고, 이어 기술 표준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가스터빈은 기계조립의 꽃이라 불릴 만큼 정교한 기술이기에, 가스터빈 조립이 가능하다면 수소터빈, 스팀터빈 등 다른 기술도 구현이 가능하다.
 

“우리가 현재 국산 가스터빈 1호기를 자체 개발했고, 향후 김포열병합발전소에서 2025년 실증운전을 거친다면, 그때는 ‘우리가 기술을 확립하고 적립했다’라고 표현할

수 있겠죠.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기술로도 기술 구현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엄청난 의미가 있죠.”
 

이 명장이 꺼내 보이는 고뇌가 가득한 연구노트, 현장에서의 매순간을 기록한 카메라 등에 모든 해법이 담겨 있다. 미세한 변화일지라도 놓치지 않고 기록해 온 덕분에 기술 표준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저보다 앞선 선배들이 있었고, 그런 노하우를 제 선에서 더 발전시켜서 이어가야죠. 이제는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가는 게 대한민국 명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나’만 아는 기술이 아닌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 매 순간을 기록해왔고, 이제는 그것을 전수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 명장은 대한민국 명장 선정 소식에 가슴이 찡할 정도로 기뻤다고 전했다. 자기 자신이 만족할 정도의 노력을 기울였고, 그것을 인정받았다는 생각에서였다. 아내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의 열렬한 지지도 떠올랐다. 그 기쁨과 더불어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는 이 명장은 정확한 교수법을 위해 직업훈련교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기술을 선택한 청년 세대를 위한 조언 또한 아끼지 않는다.
 

“기술이 있다면, 정년이라는 게 필요 없습니다. 단, 나만의 기술을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모두가 아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서 스스로 터득해낸 기술이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선택받는 인재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도전하세요. 시도해보면, 그 과정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기술 표준화에 한 획을 그은 이동욱 명장. 이제는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후배 양성에 적극 앞장설 계획이다. 하고자 하는 뚝심과 끝까지 해내는 근성이 여기까지 그를 이끌었듯, 다음 세대에서도 그 기술력이 꽃 피기를 바란다.  

 

업데이트 2022-05-0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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