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격증 도전으로 배움에 모범이 되는 교사
    글. 박성호(동상,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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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서울에 있는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에서 자동차정비를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2000년도 2월,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종합고등학교에 자동차과 교사로 임용되었습니다. 대학에서 배운 전공이 기계공학이라, 교단에 설 때마다 자동차에 대한 지식과 기능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던 찰나 대학 때 취득했던 건설기계설비산업기사와 일반기계기사 자격증이 떠올랐습니다. 

 

* 2020년도 국가자격취득 수기를 전합니다. 지면 관계상 실제 수기 내용을 조금 각색하여 전합니다.
 

 

Story. 1 기계공학 전공자가 자동차과 교사로 정착할 수 있는 발판

국가기술자격 접수 일정을 살핀 후 자동차정비기사 필기시험에 접수했습니다. 낮에는 자동차정비와 관련된 내용을 교육하고, 밤에는 교무실에 남아 자동차정비기사 필기를 준비했습니다. 공부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자동차정비기사 필기에 필요한 자동차기관, 자동차 섀시, 자동차 전기 등과 관련된 내용을 정리할 수 있었고, 한 번에 합격했습니다.

다음으로 자동차정비기사 실기는 학생들과 늦게까지 남아서 준비했는데, 아쉽게도 한 번에 합격하지는 못했습니다. 준비하면 할수록 실기는 연습과 훈련을 통해서만 합격의 영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두 번째 시험에서 임의로 고장 난 엔진을 수리하고 엔진에 시동이 걸렸을 때 짜릿한 기쁨을 맛보았고, 최종합격을 했습니다. 자동차과 교사가 된 지 1년 반 만에 자동차 관련 기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그 과정에서 공부했던 것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Story. 2 학생에게 인정받는 교사가 될 수 있게 한 자신감

자동차 분야는 계속 발전하기에 발전 속도에 발맞추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처음 자동차 활용법을 가르칠 때는 기화기 타입의 가솔린 엔진에, 제어 방식은 기계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지나지 않아 전자제어식 엔진으로 교육 내용이 변경되었고, 자동차정비기능사 시험 문제도 최신 기술과 관련된 내용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기술을 넘어 자율주행자동차 기술이 새롭게 등장한 시대에, ‘이렇게 나태한 마음으로 학생들 앞에 서면 안 되겠다.’라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다른 것은 배제하더라도 자동차기술과 기능 면에서는 최고의 선생님이 되고자 굳은 결심을 했고, 그 결심을 지키기 위해 자동차정비기능장과 차량기술사 취득을 목표로 공부했습니다. 자동차정비 기능인재반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동차정비기능장 필기에 합격했습니다. 실기 또한 자동차의 구조 및 정비 방법, 회로 분석 및 수리 등을 학생들과 밤늦게 공부하고 훈련하면서 습득했습니다.
 

그렇게 자동차교사로서 7년 만에 자동차정비기능장에 합격했고, 학생들에게도 ‘누구나 노력하면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보여주었습니다. 지금도 새 학기에 새로운 교과를 배정받으면 교사로서 모범이 되고자 관련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으며, 그런 노력으로 차체수리기능사와 자동차보수기능사를 취득했습니다. 늦게까지 남아 자동차 이론 공부 및 정비 실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도 늘었습니다. 학생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교사로서의 사명을 항상 새기고 있습니다.
 

Story. 3 차량기술사 도전과 합격이 만든 자부심

‘오리 떼가 나는 것은 그 우두머리의 울음소리 때문이 아니라 우두머리가 먼저 날기 때문이다.’라는 명언을 교직 인생의 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공부해라, 자격증 따라는 잔소리를 하기보다는 먼저 도전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각종 자격 취득에 이어 이번에는 ‘선생님이 차량기술사에 도전해보겠다.’라고 학생들에게 선언했습니다. 1차 시험인 논술 형식의 필기시험도 어려웠지만, 기술사 시험 특성상 2차 면접시험은 더욱더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자동차의 설계, 평가, 제작 등과 관련된 자료를 정리하고 공부하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2차 시험은 여섯 번이나 불합격의 고배를 마셔야 했지만 될 때까지 해보겠다는 오기가 생겼고 거듭되는 실패 속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자동차 최신기술을 공부하고 또 공부하면서 일곱 번 만에 합격의 영광을 맛보았습니다. 포기하고 싶은 나약함을 견뎌내야만 했던 인내의 시간이었습니다.
 

‘특성화고등학교에서 자동차 활용법을 가르치는 교사에게 기술자 자격증이 필요한가?’라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자동차의 메커니즘을 바로 알고, 학생들에게 왜 이 기술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왜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지를 설명할 수 있어 뿌듯합니다. 이로써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 도움을 줄 수 있어 더욱더 기쁩니다. 2020년에는 지도하는 학생들이 서울시 지방기능경기대회 자동차정비 분야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받으면서, 교사로서의 보람이 크기도 했습니다.
 

21년 전, 기계공학과를 갓 졸업한 새내기 교사에서 이제는 자동차와 관련된 기술과 기능을 바탕으로 학생들 앞에 당당히 가르칠 수 있는 교사가 되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 자부심을 느끼는 데는 국가기술 자격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우리 학생들에게도 선생님처럼 자격증 취득과 같이 새로운 분야에 끊임없는 열정으로 도전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꼭 말하고 싶습니다.
 

업데이트 2021-10-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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