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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관리자의 길을 열어준 국가기술자격증
    이동욱(동상, 한국서부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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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한국서부발전에 입사하여 현재 안전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자격 취득으로 취업에 성공한 사례 및 직장 내 업무능력을 인정받은 사례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소방설비기사(기계)로부터 시작된, 힘들지만 뿌듯했던 취업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 2020년도 국가자격취득 수기를 전합니다. 지면 관계상 실제 수기 내용을 조금 각색하여 전합니다.

 

 

Story. 1 선택과 집중

2004년 지방대 화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대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담당교수님 소개로 소방시설공사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처음 소화기 점검만 하다 아파트에서 배관 피팅, 펌프 동작테스트 등 공사 보조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결한 배관에 수압을 걸어보고 조립한 펌프도 돌려 보는데 흥분되고 짜릿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인근 가스공사, 발전소에서도 소방 보조일을 하면서 나도 이런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그 당시에도 취업은 힘들었습니다. 안전 관련 자격증인 소방설비기사(기계)와 가스자격증은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영상을 수강해서 열심히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화학은 전공이라 금방 이해하고 암기했지만, 문제는 기계였습니다. 두 번 낙방 후 이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때맞춰 가스 관련 공기업에서 채용공고가 떴습니다. 밤잠 설치면서 자기소개서를 쓰고 필기전형을 대비해 화학전공책과 가스자격증책을 여러 차례 봤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를 믿고 노력한 결과 1차 필기전형, 2차 논술 및 인·적성검사를 거쳐 3차 면접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면접시간이 끝나고 정중히 인사하고 나오는데 직감적으로 ‘아, 떨어졌구나!’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서울에서 고향으로 내려오는 버스 안에서 첫술에 배부를 수 있냐 위로하듯 수없이 되뇌며 창가 너머 붉은 노을을 멍하니 봤던 기억이 납니다.
 

Story. 2 희망적인 소식에 도전을 계속하다

며칠을 낙담하는데 뉴스에서 흘러나온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다시 작은 희망을 주었습니다. “참여정부가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해 수도권 인구과밀 현상을 해소하고 낙후한 지방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안을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공공기관 채용 시 연령이 폐지되고 관련 자격증 취득 시 학력 규제가 완화됩니다”
 

“관련 자격증 취득 시 학력 규제가 완화됩니다”라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도서관으로 달려가 기계 분야 역학책들을 들춰 보았습니다. 그렇게 기계 분야의 생소한 역학들을 6개월 정도 부단히 공부해 일반기계기사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2차 실기시험을 준비하고 있을 때 한국○○채용공고가 떴습니다.

기계 관련 자격증 취득 시 기계직군에 응시할 수 있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관련 자격증에는 소방설비기사(기계)가 없었습니다. 혹시 누락된 게 아닌가 희망을 품고 인사담당자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돌아오는 답변은 ‘저희 사규에는 소방설비기사(기계)는 기계 관련 자격증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였습니다. 너무나도 큰 아쉬움이 밀려왔습니다.
 

Story. 3 한 줄기 빛이 된 첫 자격증,

소방설비기사(기계)

또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서부발전에서 채용공고가 떴습니다. 관련 자격증에 소방설비기사(기계)가 있었습니다. 시험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뻤습니다. 그렇게 1차 필기전형 및 일반상식, 2차 논술 및 인·적성검사를 통과하여 3차 면접만을 남겨두었습니다. 정중히 인사하고 자리에 앉으니 가운데 면접관이 자기소개서를 유심히 보더니 “어! 화학과 졸업했는데 기계직군으로 지원했네요” 먼저 질문을 하셨습니다. 속으로 쾌재를 외쳤습니다.

“대학교 때 아르바이트로 소방시설 공사를 했는데 펌프를 분해하고 배관 피팅을 하다 보니 저의 적성에 기계가 더욱 맞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발전소에서도 소방 일을 했는데 발전설비와 배관이 혈관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유체와 화학물질이 주입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화학과 기계를 두루 공부한 바탕으로 업무를 더욱더 잘 습득하고 적응해서 회사에 기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소 담대하게 대답하자 면접관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Story. 4 비전공자라는 ‘약점’은 오히려

현재 나의 ‘큰 강점’이 되다

그렇게 2년 반 정도 취업 준비 기간을 거쳐 한국서부발전에 입사했습니다. 그러나 회사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비전공자로 기계직군으로 입사해서인지 기계 업무에 역량이 떨어질 거란 무언의 선입견도 있었고, 근무하고 싶은 희망부서 배치에 여러 번 미끄러지는 등 좌절을 경험하였습니다.

회사에서 나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곰곰이 고민하면서 화학, 기계뿐만 아니라 전기를 두루 공부하여 안전관리자로서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 산업안전기사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안전조직이 재편성되면서 태안발전본부 내 안전팀장으로 발령받게 되었습니다.
 

현재 사업소 내 법정안전관리자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근무하면서 협력업체들과 소통과 토론 중심의 안전교육 시행, 안전시설 보강 및 제도개선 등에 힘씀으로써 지금까지 담당 사업장에서는 큰 재해가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업무역량을 향상하고자 주말마다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하는 한국기술교육대학원 안전환경공학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무엇보다 2020년 초에는 제120회 기계안전기술사와 제67회 위험물기능장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처음 취득한 소방설비기사
(기계)가 막막했던 취업이라는 어둡고 긴 터널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되었고, 안전업무를 담당하면서 공부하여 취득한 기계안전기술사나 위험물기능장은 광활한 대양을 항해하는 데 내비게이션 같은 역할로써 실질적인 안전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국가기술자격은 업무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앞으로 더는 불행한 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사업장, 나아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회사를 구현하기 위해서 안전업무의 외길 인생을 달릴 것입니다.

 

업데이트 2021-09-1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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