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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화(人和)를 바탕으로 인적자원개발을 향해 걸어온 길
    김혜경 공단 능력평가이사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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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는 어지러이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가 가는 이 발자취가 뒷 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

서산대사의 선시이자 백범 김구선생이 즐겨쓰던 이 휘호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 뒤따를 누군가를 위한 길을 만들고, 다독이며 걸은 지 어느덧 36년의 세월이 흘렀다. 공단 설립 이래 최초 여성 상임이사 자리에 오른 김혜경 능력평가이사를 만났다.
 

공단 설립 이래 최초 여성 상임이사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1985년 입사 후, 이 자리에 오기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셨을 듯합니다. 

1985년 8월 6일 자로 공단에 입사했으니 이제 36년이 됐습니다. 공채 3기였는데 당시 여성이 저 혼자였습니다. 첫 발령지가 충남지방사무소(현, 대전지역본부)이었는데 발령을 받고 가니 소장님께서 되돌려보냈습니다. 이유는 제가 여자였기 때문이었죠. 김혜경이 여자 이름을 가진 남자인 줄 알았답니다.
두어 시간 저에 대해 말씀을 드렸더니 그제야 출근하라고 하셨습니다. 지금은 환경이 많이 바뀌었지만, 그때만 해도 여성이기에, 내가 그 일을 해낼 수 있음을 누군가에게 설득해야만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여성이기에 겪었던 편견과 해결책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공채로 입사하다 보니 관심도 많았지만 그만큼 높은 남녀차별이 있었습니다. 업무도 단순 반복적이고 사무실 내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을 맡겼습니다. 그래서 어린 나이였지만 ‘내가 잘해야 여성 후배가 생기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사무실에서 생기는 허드렛일은 다 했습니다. 여자 하나 뽑았더니 잘난 체만 한다 할까 봐 그랬죠. 이후로도 업무영역을 넓히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다양한 업무를 해왔습니다. 그런데도 담당하지 못한 업무가 감사와 인사입니다. 공단에서 못해본 일이라면, 이 두 가지입니다.
 

 

자격관리부장, 총무노무팀장, 해외취업국장, 서울지역본부장 등을 두루 역임해오셨습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지켰던 철칙은 무엇인가요?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 제 나름의 좌우명입니다. 그리고 인화(人和)입니다. 직원 간 인화, 부서 간 인화입니다. 직원의 수가 적어도, 일이 아무리 많아도 서로 돕고 같이하면 이겨낸다고 생각합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듯이 말이죠. 또 다른 한 가지는 나 자신을 알자, 이를테면 ‘주제 파악을 하고 살자’입니다.

진행했던 사업 중 기억에 남는 사업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는 <강릉지사 신설>이고, 두 번째는 <기능올림픽 역사관 설립>, 세 번째는 <2017년 제주특별자치도 제52회 전국기능경기대회> 개최입니다.
강릉지사는 ‘김혜경’을 빼고 말하면 팩트가 아니라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할 정도입니다. 1998년에 강릉직업전문학교로 발령받았는데 당시 대리님이 영동지역에도 지소가 있으면 좋겠다며 보고(報告) 초안을 한번 만들어 보라고 한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지소 설치에 관한 승인이 나서 사무실을 구하러 다니고, 급기야 강릉지소 관리부장으로 옮겨 현재 청사 겸 상설시험장 신축까지 담당했습니다. 

 

‘기능올림픽 역사관 설립’은 어떻게 이루어진 건가요?
2006년, 기능장려팀 차장으로 일하던 때 기능경기팀이 같은 국 소속이었습니다. 우리나라가 1966년부터 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하고, 1967년에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여 많은 업적을 남겼는데 이렇다 할 기록관이 없었습니다.
 

그때 마음먹은 것이 ‘내가 영향력이 있는 자리에 갔을 때 기능올림픽 역사관을 만들어야겠다’였습니다. 이후 기능장려팀장이 되어서 소규모라도 설립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지금의 기능올림픽 역사관이 만들어진 겁니다. 지금보다 규모가 좀 더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제주지사장으로 계실 때 전국기능경기대회 개최에도 큰 공을 세우셨죠.
전국기능경기대회 제주 개최는 50년 기능대회 역사상 ‘처음’이었습니다. 제주에서는 할 수 없다는 생각에 15개 시도만이 개최를 해왔습니다. 제주지사장으로 부임해 가니 제주에 유일한 공고인 한림공업고등학교 문영택 교장 선생님이 우리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면서 전국대회 개최를 제의하고 추진했습니다. 육지에서는 아마도 모두가 반대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많은 장비를 어떻게 운송하며, 많은 사람이 참가하는데 숙박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현실적인 고민이 많았습니다. 제주에 살아보니 육지에서 하는 걱정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움이 많았지만, ‘우리나라가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라는 생각 하나로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2017년 제52회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했습니다. 셋 다 보람 있는 일이지만 제주에서의 전국기능경기대회 개최가 그중 으뜸이었습니다.

이처럼 없던 길을 기꺼이 만들어온 분들이 있기에, 지금의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적자원개발전문기관으로서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우리 공단은 크게 교육훈련지원과 능력평가, 외국인 근로자 영역에서 국민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즉 기업, 근로자, 기업주 모두가 우리의 고객이고, 우리는 이들을 지원하는 업무입니다. 따라서, 모든 직원들이 맡은 바 업무에 맞는 ‘인적자원개발전문가’로 발전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적자원개발전문가로서 구성원에게 필요한 자질과 역량은 무엇인가요? 능력개발 업무를 하는 직원은 기업과 근로자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기업 컨설턴트’로서 자질을 갖추어야 하고, 능력평가 업무를 하는 직원은 국민의 역량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도록 그에 따른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세대 간 소통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소통’에 관한 조언을 해주시자면, 어떤 게 있을까요.
예전에는 소통하면 ‘내가 먼저 다가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내게로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이 특별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상사는 조금 낮추고 부하직원은 상사에 대한 어려운 마음을 줄이는 게 소통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능력평가이사직을 수행하실 계획이신가요.
공단 능력평가사업은 4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격검정이 교육, 산업, 안전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40여 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부적으로는 디지털화로 정확도를 높이고, 업무 환경을 쾌적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고객의 측면에서는 필요한 때 시험을 볼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임기가 2년이기 때문에 완성은 어렵겠지만 기틀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이 두 가지가 실현되면 자격시험의 체계에 변화를 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여성으로서 후배로서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이들에게는 어떤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여성들은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육아를 여성들이 주로 하므로 여성들이 경력단절을 많이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일하다 보면 자칫 직업관이 약하다는 얘기를 듣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나름의 삶의 지혜를 만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 찾기’ 이런 거죠.
 

HRDKorea MAGAZINE 사보 지면을 통해서, 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지난 36년 동안 같이 웃어주고 도와주신 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어쩌다 보니 세월 속에서 선배가 되어 있습니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여 우리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선배 이사의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업데이트 2021-07-2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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