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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리 경영이 협업의 기반이다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 /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공동대표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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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은 아름답다.”, “경쟁이 혁신이다.” 지난 80년대 초부터 불어 닥친 신자유주의의 핵심동력은 바로 경쟁을 통한 혁신, 성장, 번영의 추구였다. 잘하나 못하나 비슷하게 보상을 해주는 공산주의 경제체제가 생산성 약화로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사조였다. 시장원리에 맡기고 경쟁을 통해 혁신해가면 성장과 번영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 것이다.

국가도, 기업도, 개인도 심지어는 비영리단체조차도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경쟁을 통한 성과에 따라 차등 보상을 해야 하니 연봉제 대신 상대평가제가 급속히 도입되었다. 성과를 많이 낸 사람이 더 가져가고 성과를 적게 낸 사람이 덜 가져가는 게 경제정의라고 여겨지던 시대였다.

경쟁이 가속화되더니 급기야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승자독식’을 인정하는 극단적 보상체제가 되고 말았다. 초기에는 성장발전에 크게 기여한 신자유주의 경쟁방식이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문제점을 만들어내었다. 우선 지나친 경쟁에 따른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나타났고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였다.

상대평가제가 강화되면서 팀워크가 깨지고 정보공유가 차단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모든 것을 돈으로 평가하고 부의 계급화 현상이 생기면서 인본주의가 쇠퇴하고 물질만능주의 풍조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신자유주의 자체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라고 판정을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초기에는 장점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단점들이 많이 나타나게 되어 장점을 뛰어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무한경쟁의 끝자락은 상쟁이다. 상쟁이 계속되면 공멸이 온다. 따라서 새로 나타난 사조가 지속가능경영이다. 지속가능경영은 인본주의와 상생을 바탕으로 한다. 또한, 환경 보존을 중시하는 개념이다. 이것이 점점 발전하여 이제는 협업경제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협업은 다양한 개체가 서로 다른 장점을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거나 거대한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협업경제를 생태자본주의라고 부르기도 한다. 산에 서식하는 동물이나 식물의 종이 다양할수록 어떠한 외부변화의 충격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세진다. 기업도 생태계의 한 부분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업 내부에는 임직원이 있고 밖으로는 고객, 거래처, 지역주민, 시민단체, 언론 등 국가구성요소들이 연결되어 있다. 서로 배려하면서 상생의 힘을 키우면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소수의 탁월한 인재가 조직 전체를 먹여 살린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서로 배려하고 팀워크를 살려 일하는 협업형 인재를 원한다.

무한경쟁 시대에 기업들이 추구했던 것은 ‘핵심역량’이었다. 다른 기업보다 더 탁월한 기술을 보유하고 더 좋은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했다. 요즘은 핵심역량 플러스 협업역량이 필요한 세상이다.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만들고 공급하는 것보다는협업을 통해 생태계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강한 기업 그리고 아무리 큰 기업도 독자적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지금 이 세상이다.
 


그동안 협업에 대한 책을 쓰고 강의에 매진해 왔다. 협업을 잘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조직 내 칸막이에 협업 통로를 열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상황에 따라 즉각 협력해서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평가지표에 협업요소를 넣는 것도 필수적이다.

예를 들면 자기 기본임무 수행 평가 70%, 협업을 통한 성과 30%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협업관리자(CCO: Chef Collaboration Officer)를 두는 것도 중요하다. 조직 내부 외부의 협업 방향을 정하고 협업을 촉진하며 평가하고 개선해나가는 역할을 맡는다. 협업이 혁신이고 협업이 상생이다. 몇 년간 협업 강의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협업의 개념은 어느 정도 알겠으니 방법을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그때마다 조직을 유연하게 만들어라, 정보공유시스템을 갖춰라, 평가시스템을 개편하라, 협업관리자를 지정하라, 협업아이디어를 공모하라는 답변을 많이 했다.

그러다가 최근에 협업 성공사례를 파고들면서 더 크게 깨닫게 된 것이 있다. 협업역량의 핵심기반은 ‘윤리성’과 ‘감사하는 마음’이다. 인간은 믿을 수 없으면 협업을 할 수 없다. 상대방이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뛰어난 강점이 있어도 믿을 수 없으면 협업은 오히려 위험하기까지 한 것이다. 세계 우수기업들은 협업의 첫째 조건을 바로 윤리경영에 두고 있다. 강한 윤리 규범을 가지고 있는가? 잘 준수하고 있는가?

윤리성 평판이 좋은가? 이것이 가장 중요한 협업 조건이다. 둘째는 감사하는 마음이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보답하려는 마음이 감사하는 마음이다. 개인도 이런 마음과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 누구든지 기꺼이 협력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 협업 경영을 잘하는 한 중견기업은 오래전부터 ‘감사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직원끼리 감사하고 고객에게 감사하고 거래처에 감사하는 마음이 조직문화에 녹아있다. 이 기업은 내부협업뿐만 아니라 외부협업도 잘하면서 발전해가고 있다. 인간존중을 기반으로 상생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이 시대에는 개인이든 조직이든 협업역량을 길러야 한다. 서로 믿고 서로 도울 수 있어야 협업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리가 협업의 핵심기반이다.

 

업데이트 2020-10-0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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