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출근한다
    2018 해외취업 성공스토리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자 - 구 자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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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 세상으로 향하다
다들 가야 한다고 해서 대학에 들어갔고, 무난해 보이는 학문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졸업을 앞둔 나에게 첫 해외여행 기회가 찾아왔다. 친구가 싱가포르 왕복 티켓에 당첨됐고, 손짓 발짓을 해가며 열흘 동안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어울렸다. 우물 밖 세상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귀국과 동시에 장기간의 배낭여행을 결정했다.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어학원에서 반나절 근무하는 조건으로 숙식을 해결하고, 하루 5시간 영어수업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나는 여기 어학연수하러 온 게 아닌데’하는 생각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H자동차 인도법인에서 영어 상급의 인턴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봤다. 토익 점수도 없고, 영어도 중하급 수준이었지만, 면접기회를 얻었다. 하루 영어수업 중 3시간을 모의면접으로 사용했다. 예상 질문 리스트를 만들고, 강사들의 도움으로 답변을 모조리 외웠다. 갖은 노력(?) 끝에 30:1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2개월의 짧은 필리핀 여정을 마무리하고, 인도로 길을 떠났다.

인도에서의 인턴생활과 해외취업 준비
새벽 6시, 같은 숙소를 쓰는 인턴들과 자동차 제조공장으로 가는 출근버스에 올랐다. 법인장 직속 기획실에서 사업기획 및 전략 등을 담당하는 업무를 맡았다. 부장님 한 분을 제외하고 팀원 모두 현지인이었기에 영어로 소통했다. 회사 사업을 기획하기 위해 회사 안팎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뉴스를 읽으며 인도와 글로벌 경제 흐름을 이해했다. 경쟁사 사업 전략이나 신차 출시계획 등을 파악하며 자동차 시장도 이해하기 시작했다. 짬이 나면 공장을 돌아다니며 회사가 돌아가는 과정을 보고 듣고 느꼈다. 인도에서의 1년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세상을 향한 궁금증을 모두 해소할 수는 없었지만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는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턴 계약 종료와 동시에 마지막 학기 복학을 위해 귀국했다. 국내 기업에는 일절 지원하지 않고, 해외취업 전략을 세우며 레쥬메와 커버레터를 다듬었다. 몇몇 해외기업과 면접을 진행했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직접 현지에서 직업을 구하기로 결정하고, 졸업과 동시에 싱가포르로 날아갔다. 취업활동을 하던 중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직장생활을 있는 지인과 연락이 닿아 지인 집에서 한 동안 머물 수 있게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구직활동에 나섰지만 3개월 동안 내가 원하는 자리를 얻기란 어려웠다.

K-Move가 열어 준 해외취업 기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과 KOTRA 무역관이 주최한 K-Move 현지 멘토링에 참여했다. 멘토링 오전 일정은 현지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멘토의 기업 견학이었다. 도착한 기업은 세계 4대 회계법인. 지난 봄, 개인 사정으로 최종면접에 응시하지 않았던 회사였다. 로비에서 맞이한멘토는 당시 나를 면접 본 면접관이셨다. 이런 우연이….
 


귀국 후 코엑스에 열린 해외취업박람회에 참석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분이 나를 알아보시며, 그때 멘토의 강연과 멘토링이 예정돼 있다고 알려주셨다. 강연이 끝나고 조심스럽게 내 레쥬메를 전달드렸다. 멘토링이 끝나고 몇 주가 지난 어느 날, 꿈에 그리던 그 회사로부터 채용 제안을 받게 됐다. 대표이사님과의 면접 없이 말이다.

정답은 없다. 다만, 나는 내가 원하는 길로 가려한다. 그 길이 험난할지라도.

 

업데이트 2019-08-3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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