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 3대로 이어지다
    대한민국명장 장영안 대표(수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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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한민국명장으로 선정된 장영안 대표에게 도자공예는 ‘평생의 일’이자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이다.
옹기를 하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1973년 도자기에 입문했으니 이제 곧 반세기를 바라본다.
지금까지도 가마에서 작품을 꺼낼 때가 가장 설렌다는 장영안 대표를 만났다.
 

 

즐거움으로 빚는
대한민국명장의 도자기

옹기를 빚으셨던 아버지, 한복 바느질을 잘하셨던 어머니로부터 손재주를 물려받았기 때문일까? 흙을 접하며 자란 장영안 대표는 초등학교 공작시간이면 항상 칭찬을 받았다. 900~930℃에서 초벌 후 유약을 바르고 1250℃에서 10시간에서 11시간 동안 ‘불의 심판’을 받고 가마에서 작품을 꺼낼 때가 가장 설렌다.

1973년 본격적으로 도자기를 배우기 시작했으니 벌써 40년이 넘었다. 10년을 준비해 2018년 대한민국명장이라는 최고의 자리에 오른 장영안 대표. 몇 년 있으면 도자기와 함께 한 세월이 반세기를 맞는 장영안 대표에게 도자공예는 지금까지도 ‘가장 재미있는 일’이다.

“옛 도자기를 모방만 한다면 언제나 2등에 머무를 수밖에 없어요.자신만의 작품이 있어야죠.”

장영안 대표는 옛 작품을 재현하기보다 자신만의 새로운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의 대표 작품은 이중투각 도자기다. 속과 겉, 이중으로 도자기를 만들고 겉은 조각칼로 세심하게 파내기를 반복한다. 칠보문양이나 그물 모양 같은 밑그림 선을 그리고 칼로 빗나가지 않게 투각하고, 투각칼을 꽂아 문양이 일그러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흔들어가며 빼낸다.
 


이중투각은 높은 기술을 요하는, 그야말로 아무나 할 수 없는 작업이다. 많은 실패를 거쳐 한 눈에 봐도 탄성이 절로 나오는 작품들이 탄생했다. 장영안 대표는 완성까지 오래 걸리고 건조과정에서 갈라질 수 있어 어려운 작업임에도 부단히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고 있다. 작품 아이디어는 책을 보거나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떠올린다. 한옥을 직접 지을 정도로 한옥을 좋아해 한옥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아침 6시에 일어나 1시간 반 정도 요장에서 일을 합니다. 건강관리를 위해 헬스클럽에서 1시간 동안 운동을 한 후 아침을 먹고 다시 작업에 집중하죠. 일보다 건강관리가 첫째예요. 그래야 더 오래 일할 수 있을 테니까요. 퇴근은 저녁 8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365일 거의 쉬지 않아요.”
 

 

시대 변화에 대응하며
고객을 창출해내는 적극적인 판매 전략

최고의 기술 못지않게 장영안 대표가 신경 쓰는 부분은 시장성이다. 고객들이 탐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적당한 선에서 가격을 매기고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장영안 대표는 개인 요장을 시작한 1986년부터 10년 동안 백화점 판매에 주력했다. 일면식도 없는 백화점 MD를 찾아가 판매 채널을 개척해냈다.

우리나라에 IMF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국내 시장보다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눈을 돌렸다. 1998년 전시장인 수안도예명품관을 완공하고부터 일본, 유럽 등 외국인을 유치했는데 많은 외국인이 장영안 대표가 만든 도자기의 매력에 사로 잡혔다. 2000년에는일본 수출도 성공시켰다.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하는 전략 덕분에 IMF 외환위기로 인한 고비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었다.
 


“후배들을 보면 마케팅에 약해요.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팔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죠. 고객들이 사용하고 싶고, 소장하고 싶어 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시대에 걸맞게 판매 방식도 바꾸어야 합니다.”

2016년 호주 시드니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장영안 대표는 특히 자신의 작품을 유심히 관람하고,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외국인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한국의 도자기, 내 도자기에 관심을 가져 주는 외국인들을 보면, 도자기를 하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수안도예명품관
주소 | 경기도 이천시 경충대로 3052(사음동)
전화 | 031-633-2724
홈페이지 | www.suanceramic.com

1973년 도자기 입문
1998년 수안도예명품관 설립
2005년~현재 이천문화원 이사
2008년 제29회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대상, 국제다구디자인공모전 대상
2011년 제8회 대한민국도예공모전 대상
2012~2014년 한국전통가마보존협회 이사장
2015~2017년 한국전승도예협회 이사장
2016년 호주 시드니 파워하우스 박물관 개인전, 「도자 제작 매뉴얼」
2018년 「푸른 빛을 새겨내다」 출간, 대한민국명장(도자공예 직종) 선정
 

장남에게 도자기 권유,
명실상부한 ‘도자기 가족’

장영안 대표의 아내 또한 도자기를 하면서 만난, 도자공예인이다. 장남 장기훈 씨도 함께 일하게 되면서 3대째 이어지고 있다. 장영안 대표는 손재주가 남다른 장남에게 도자기를 권유했다. 힘들 때도 있지만 확실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대에 진학했던 장기훈 씨는 제대 후 아버지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일본과 호주에서 도예 공부를 마쳤다. 장남은 장영안 대표에게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자질이 피를 통해 이어지나 봐요. 소질이 있습니다. 기술을 가르쳐 주면 금세 습득해 뿌듯합니다. 앞으로 아들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경영 능력을 겸비하면 좋겠어요. 아들에게도 항상 즐기면서 일하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한민국명장으로 선정된 장영안 대표는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대한민국명장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굉장히 기뻤습니다. 기념회도 열었어요. 대한민국명장에 걸맞은 활동을 펼쳐야겠죠. 자만하지 않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즐거운 일을 만나고, 그 즐거움이 평생을 이어지기란 쉽지 않다. 5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도자기를 즐겁게 해 온 장영안 대표. 그가 명장으로서 빚어나갈 새로운 역사를 기대한다. 

업데이트 2019-05-2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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