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신분제가 존재했던 시대였음에도 귀천을 따지지 않고 모든 백성을 귀하게 여긴 세종대왕.
그는 훈민정음 창제, 신분을 넘어선 인재 등용, 측우기·앙부일구(해시계)·자격루(물시계) 개발, 인쇄술 발전을 통한 「삼강행실도」·「향약집성방」·「 농사직설」 발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찬란한 업적을 이루었다.
올해는 그가 왕으로 즉위한 지 600주년이 되는 해다.
무엇보다 ‘백성이 살기 좋은 시대’를 만들고자 노력했던 그를 통해, 21세기에 필요한 원칙과 관용의 리더십을 배운다.
글_김민정 일러스트_김수진 참고서적_세종 저, 정영훈 엮음, 박승원 옮김「, 세종의 말」, 소울메이트
Q
30대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아이들에게 한글의 소중함과 만들어진 계기에 대해 알려주고 싶습니다.
A
“내가 박덕한 사람인데도 외람되이 백성들의 주인이 되었으나, 오직 이 백성을 기르고 어루만지고 달래주는 방법만은 마음속에 간절하다.”
내가 꿈꾸는 태평성대란, 백성들이 하려고 하는 일을 원만하게 하는 세상이었다.
허나,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서로 통하지 않으니 백성들은 끝내 그 사정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이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들고,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 칭했다.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나절이 되기 전에 이를 이해하고, 무지한 사람일지라도 열흘 만에 배울 수 있도록 했다.
Q
40대 공무원입니다. 정치할 때, 무엇보다 ‘사람’을 강조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집현전(集賢殿)을 통해서 수많은 인재를 양성하기도 하셨죠.
인재 등용에 대한 기준을 듣고 싶습니다.
A
“관직이란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데려다 앉히는 것이 아니다.
그 임무를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을 택해 임명하는 것이다.”
좋은 정치를 펼치려면 무엇보다 뛰어난 인재를 기르고 학문을 발전시켜야 한다.
인재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세 가지 있으니, 첫째는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요,
둘째는 인재를 절실하게 구하지 않는 것이요,
셋째는 임금과 뜻이 합치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재를 등용하고 육성하고 분별하는 데 어떤 방법을 써야 하겠는가?
모두에게 옳고 그름을 묻고 신분을 넘어 실력으로 훌륭한 이를 얻어야 한다. 그렇다면, 나랏일에 근심과 걱정이 없을 것이다.
Q
조선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 고2 학생입니다. 정치, 경제, 과학, 농업, 의학, 음악 등
어느 한 분야에 소홀함 없이 나라를 두루 살피셨죠.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비결은 뭔가요?
A
“정치를 하려면 반드시 이전 시대의 치란(다스려짐과 어지러움)의 자취를 살펴보아야 하고,
그 자취를 보려고 하면 역사서를 연구해야 한다.”
즉위 이래로 계속된 가뭄, 기근을 견디지 못한 백성들이 저지르는 범죄 등으로 온 나라가 어지러울 때,
나는 성현의 말씀과 철학은 물론이요, 현실적인 학문에도 관심을 두었다.
어떠한 편견과 차별없이 본질만을 꿰뚫는 눈으로 나라를 다스리고자 했다.
성심적솔(誠心迪率). 위에 있는 사람이 성심으로 인도하고 솔선수범하여 이끈다면, 백성들도 자기 일에 힘써 노력한다.
하늘의 뜻을 사람이 되돌릴 수는 없지만,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마음을 다한다면 못 이룰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