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망적인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라
    비운의 예술 천재, 빈센트 반 고흐가 전하는 우직함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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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유 피사로는 빈센트 반 고흐를 두고 이렇게 평했다. “이 남자는 미치게 되거나, 아니면 시대를 앞서가게 될 것이다.”
그가 지닌 깊은 우울감과 예술적 재능을 동시에 본 것일까.
실제로 고흐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27살부터 37살까지 900여 점의 페인팅, 1,100여 점의 드로잉과 스케치 등 총 2,000여 점의 방대한 작품을 남겼고, 사후(死後)에야 비로소 재능을 인정을 받았다.
갈수록 처절해지는 삶에서도 붓을 놓지 않은 예술가, 빈센트 반 고흐. 그를 통해 절망 속 우직함을 배운다.
글_김민정 일러스트_김수진 참고서적_빈센트 반 고흐 저「, 고흐, 영혼의 편지」, 예담 펴냄


Q
IT분야에서 프로그램 개발자로 일한 지 4년째입니다. 조금만 일이 안 풀려도 쉽게 지칩니다. 어떻게 하면 일에서 오는 권태로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A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노력하면 수채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그 속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까?’ 그건 보이지 않는 철벽을 뚫는 것과 같다. 퇴보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일이 의도한 것과 다르게 돌아간다고 해도 다시 기운을 내야 한다. 초벌 그림이 스케치가 되고, 스케치가 유화가 되듯 묵묵히 한 길을 가면 무언가 얻는다는 게 내 생각이다.



Q
저는 남들의 평가에 민감한 성격입니다. 그래서인지 제 선택과 판단에 확신이 없습니다. ‘미치광이 빨간 머리’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가요?

A
“사람들 눈에는 내가 어떻게 비칠까. 사회적 지위도 없고 앞으로도 갖지 못할, 한마디로 최하 중의 최하급 사람…. 그래, 설령 그 말이 옳다 해도 언젠가는 내 작품을 통해 그런 보잘것없는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보여주겠다.”

내 그림을 본 사람들이 이 화가는 정말 격렬하게 고뇌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의 경지에 이르고 싶었다. ‘정상’이라는 건 포장된 도로 같아서 걷기에는 쉽지만, 그 위에 꽃은 절대 피지 않는다. 대중의 평가가 아니라 열정을 지닌 몇 안 되는 사람들의 공감과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도 멋진 일이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해야 할 일이 분명해지면 더는 혼란스러울 게 없다.



Q
철학을 전공 중입니다. 지독한 가난, 고독, 예술에 대한 집착으로 고통을 겪으면서도 동생 테오와의 편지를 통해서 성찰을 잊지 않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가 생각하는 삶이란 어떤 것이었나요?

A
“겨울이 지독하게 추우면 여름이 오든 말든 상관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부정적인 것이 긍정적인 것을 압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냉혹한 날씨는 결국 끝나게 되어 있고, 화창한 아침이 찾아오면 바람이 바뀌면서 해빙기가 올 것이다.”

바다를 담은 스케치에는 황금색조의 부드러운 느낌이 있고, 숲 그림은 어둡고 진지한 분위기를 띤다. 인생에 두 가지가 모두 존재한다는 게 다행스럽다. 우리의 최선은 자잘한 슬픔을 농담처럼 받아들이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은, 더불어 살아가면서 사랑을 느낄 때인 것 같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예술적인 것은 없다. 깊고 참된 사랑, 그것이 최상의 가치다. 

업데이트 2018-08-27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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