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의 아름다움에탄탄한 기술을 더하다 - 플라워카페 그리니티 대표 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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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것들과 늘 함께하는 기쁨.’
꽃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언제나 충만하다.
꽃의 색감과 온도, 질감 그리고 꽃을 받게 될 누군가와의 조화.
이 모든 것들을 단번에 알아차리는 가현정 플로리스트와의 설렘 가득한 인터뷰를 전한다.



약력

2014
제17회 KFDA 화훼장식기능경기대회 금상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수상

2015
제43회 브라질 상파울루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은메달 수상
철탑산업훈장

2016
플라워카페 그리니티(greeny-tea) 대표



청춘, 기술로 꽃길을 걷다

푸르른 꽃과 차를 대접하겠다는 뜻을 담은 ‘그리니티’ 카페. 목재 테이블의 안정감과 꽃의 싱그러움이공존하는 이곳은 커피와 꽃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이자 플로리스트 가현정 씨의 작업공간이다.

“처음엔 꽃 가게를 열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커피를마시면서 꽃도 볼 수 있으면 어떨까 했어요. 저의 고향인 신탄진에 플라워카페가 흔치 않기도 했고요.(웃음) 꽃꽂이를 배우러 오는 분들도 있고, 일반 카페인줄 알고 들렀다가 꽃을 즐기고 가는 분들도 있어요.고객층이 다양하죠.”

가현정 씨는 꽃 다루는 기술로 일찍이 창업에 성공한 젊은이다. 어머니의 권유로 10대 때 일찍이 플로리스트의 길에 입문한 그는 지난 2015년, 제43회브라질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화훼장식 직종에서 은메달을 수상하며 플로리스트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화훼장식(Floristry)은 각종 행사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꽃다발, 신부장식 등의 화훼장식물을절화나 식물 등의 소재를 활용해 조형 원리에 맞게제작·설치하는 직종으로, 그는 5일간 총 10개의 과제를 완벽히 수행해냈다.

“꽃에도 기술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핸드타이드는 ‘꽃다발’(종목)이에요. 나뭇가지나 와이어 등을 이용해서 구조물을 만들고, 꽃과 어우러지도록 하는 거죠.전체적인 구성과 색상 조합뿐만 아니라 작품에 들어간 기술의 난이도와 창의성도 중요합니다. 꽃이며 나무, 철재 등의 관리부터 작품 완성까지 모두 평가 대상이에요.”

당시를 회상하자면, 브라질의 각종 열대식물을 다룬 건 처음이라 6개월의 준비 과정이 있었음에도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식물의 크기도 기존에 다루던것들과 현저히 차이가 났기에 두꺼운 장비로 꽃을다듬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그렇지만 플로리스트가 익숙한 꽃만 다룰 수는 없는 법. 각국의 다양한 꽃과 식물을 접하고, 꽃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일이 그의 업(業)이다. 덕분에 늘 새롭다는 것이 꽃의 매력이기도 하다.

“꽃은 매일매일 달라요. 꽃의 가짓수를 헤아릴 수 없는데다 꽃마다 피고, 지는 모습이 다 달라서 아름답죠.어떻게 구성하는가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도 하고요.또, 꽃은 ‘충족감’을 줘요. 꽃을 만지고 향을 맡고, 하나의 형태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만족감이 높기 때문에 심리 치료에도 활용되죠. 모두 꽃의 매력이에요.”

그 매력이 원천이 되어 지금까지 꽃길을 걷는 그. 1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스승들의 지도로 기본기를 쌓고, 각종 건축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는 법을 배웠다. 수많은 가르침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건 ‘꽃을 존중하라’다.

“꽃을 존중한다는 것은 꽃들을 조화롭게 배치하는 거예요. 왠지 작품 안에 그들만의 이야기가 들어있을 것같은 느낌으로요. 꽃들이 서로 부딪혀도 안 되고, 싸워서도 안 되죠.(웃음)”



꽃의 세계는 무한하다

올해로 13년 차 플로리스트, 실력 못지않게 중요한것이 이론과 자격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고교 시절취득한 ‘화훼장식기능사 자격’은 처음 성취감을 불러일으킨 경험인 데다 지금껏 이룬 모든 경력의 발판이다.

“아, 국가에서 인정해주는 자격을 얻었구나. 그 기쁨이 컸죠. 자격을 얻은 후 각종 대회에 도전했고, 수상하다 보니 국제기능올림픽대회까지도 욕심이 나더라고요. 그 이후 2017년엔 스타기술인 홍보대사 활동도할 수 있었죠.”

그는 현재 각종 꽃꽂이 클래스며 아이들의 직업체험 교육으로 바쁜 와중에도 대학원에 진학해 화훼조형디자인을 전공 중이다. 종종 왜 후배를 양성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이론’이 탄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란다. 더욱이 ‘조형’을 배우다 보니 꽃과 어우러지는무언가를 찾는 재미도 크다고.

“요즘은 용접도 해요. 철재와 꽃을 어우러지게 하면또 하나의 작품이 되거든요. 최근에 도자기를 배웠는데, 화기(火器)도 꽃과 잘 어울리는 소재더라고요. 꽃으로 인해 배우는 것이 더 풍성해지는 중이에요.(웃음)”

그야말로 꽃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그만큼 다양한 이들에게 화훼장식 직종을 알리고 싶은 마음도크다. 물론 그도 매번 에너지를 뿜어내기란 쉽지 않다.어떤 일이건 이면에는 반복과 책임이 따르기 때문.

“꽃 상자가 매우 커요. 일반 상자의 2~3배는 될 거예요. 신문지에 쌓인 꽃들을 꺼내서 꽃대를 사선으로 자르고, 잎도 다 훑어야 해요. 그러다 보면 가시에 찔리고, 풀물이 들어서 손이 파래지기도 해요. 그렇지만,아무리 힘들어도 손에서 꽃을 놓은 적은 없어요. 그게슬럼프 극복의 비결이죠.”

앞으로의 일들도 ‘꽃’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가현정플로리스트. 같은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어려움은 극복해야 후회가 없다는 것, 꽃에 관한 영감은 다양한 데서 온다는 것.

“전시회, 건축물, 인테리어, 꽃 관련 서적 등…. 어떤것이든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나무가 우거진숲, 얽힌 가지들을 보면 정말 예쁘게 교차를 이루고있거든요. 그런 데서 조형물에 관한 ‘진짜’ 아이디어가 나와요. 꽃도 나무도 자연으로부터 왔다는 걸 잊지않으면 좋겠어요.”

업데이트 2018-05-10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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