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 사업 실패로 잃은 건 돈과 시간만이 아니었다. 청년의 패기와 열정도 사그라졌다. 또래들은 진로를 정해 달려가고 있었고 그들이 멀게만 보였다. 그런데도 26살에 대학 진학을 결심하고 또 K-Move School에 도전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 덕분이었다.
글_이재영(2017년 K-Move스쿨 해외취업성공 우수사례 공모전 대상 수상자)
# 실패는 성장의 밑거름
26살, 대학 입학 당시 나는 가진 게 없었다. 가진 게 없는 건 곧 잃을 게 없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실패는 신중함과 계획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 또 내게 무엇이 부족한지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나를 무겁게 짓누르던 현실이 오히려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실무 경험과 능력을 쌓는 데만 치중했던 과거로부터 그러한 실무를 뒷받침하는 전문 지식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목표하는 바가 있고 달성을 위한 계획이 있었다. 그렇게 나는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시절에는 계획적으로 생활했고 취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러던 중 해외봉사활동으로 베트남을 접했다.
베트남은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이라는 장점을 활용해 세계적인 기업들을 유치함으로써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었고 곳곳에 성공의 기회가 즐비해 보였다. 미디어로만 접했던 사실을 몸소 확인하니 베트남이야말로 대학에서 배운 전문지식과 그간 축적한 실무경험을 활용할 무대로 손색없어 보였다. 그렇게 베트남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 베트남이라는 기회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진행하는 K-Move스쿨에 지원하고 연수 시작 전부터 베트남어를 공부했다. 6개월간의 연수과정 중 처음 1개월은 한국, 다음 5개월은 베트남에서 베트남어와 영어 집중 교육에 임했다. 그동안 의사소통 능력을 중급 수준으로 향상시킨 데다, 해외취업지원사업 담당자와의 상담을 통해 여러 베트남 현지 회사 정보를 받았던 터라 직장 선택의 폭이 넓었다.
모든 과정에서 경쟁은 치열했다. 누구나 알만한 학교 출신의 인재와 소위 말하는 고스펙 지원자, 그리고 관련 분야에서 남부럽지 않은 경력을 가진 지원자들이 다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의 산증인이 되었다.
지원자의 능력이 평가의 주된 척도가 되는 베트남 취업 시장에서 실무 관련 지식과 경험의 가치를 인정받은 내가 GSOIL의 베트남 총판 RPM VINA사에 호찌민 지역 영업관리자로 취업하게 된 것이다. 시간이 흘러 면접을 진행했던 분들께 합격 이유를 물으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비록 영어실력이나 학력이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낮지만 업무능력과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지원자를 뽑았다.” 이 대답을 듣고 ‘스펙 쌓기’에만 전념하고 자신의 가능성에 한계를 부여하는 것이 얼마나 바람직하지 못한지 깨달았다. 그리고 실질적인 능력을 쌓기 위해 노력해왔던 지난 시간이 비로소 빛을 발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베트남은 나의 의지와 확신, 그리고 노력을 빛나게 해주었다.
# 드디어 신입사원
나는 RPM VINA의 베트남 호찌민 영업 관리자로서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에 진출한 다양한 국적의 기업을 대상으로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고 베트남 전역의 GS OIL 제품 납품을 관리하고 있다. 신입사원으로서 경험하기 힘든 중책을 수행하며 다양한 실무 지식을 익히고 경험을 축적하는 중이다.
처음에는 베트남어 대화가 쉽지 않았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은 업무 수행에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었다. 이는 해외취업으로 누릴 수 있는 특혜다. 이곳에서는 매 순간이 공부의 과정으로 일상도 배움의 연장선에 있다.
# 궁극적인 목표
현재의 나는 방황하던 시절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환경, 그리고 넓은 세상에 서 있다. 스스로의 의지를 믿고 도전했던 해외취업. 그때의 나처럼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내 사례가 도움이 되길 바라며 걱정만 하지 말고 자신의 역량을 직시하며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과감하게 도전하고 노력하며 부딪혀 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