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감성, 홍콩에 뿌리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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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문계 고등학교 출신으로 남들이 하는 만큼 공부하며 평범하게 자랐다. 하지만 대학 진학을 앞두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전공으로 삼고 싶었고,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패션계에 발을 내디뎠다.
그 결과 지금 나는 홍콩에서 리테일, 유니폼 디자인, 생산·공급을 하는 로컬업체에서 홍콩을 포함한 외국 클라이언트를 상대로 유니폼을 디자인하는 시니어 패션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다.




글_ 김효섭
K-Move 해외진출 성공 수기·사진 공모전 수기 분야 장려상 수상자

두려움이 없으면 용기도 없다

학창시절과는 다르게 내 20대의 삶은 매 순간이 도전의 연속이었다. 연예인 스타일리스트로 출발해 디자인 부티크 회사에 입사했다. 부티크 회사 특성상 의상뿐만 아니라 각종 패션 잡화류 디자인부터 브랜드 기획, 생산, 유통, 협찬, 판매까지 다양한 분야의 직무를 맡았다. 일하는 동안 5번의 서울 패션위크를 치르면서 한국의 패션산업에 대해 듣고, 보고 배우며 하이앤드 감성과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디자이너 3년 차 때는 또 다른 도전으로 대학원에 진학했다. 워크웨어(WORK WEAR)에 관한 논문을 쓰며 유니폼 디자인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 졸업을 앞두고 해외취업지원사업에 대해 알게 됐고, 월드잡플러스 홈페이지를 통해 나의 전공과 관심에 맞는 공고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 서류 시간을 착각하는 바람에 원서를 한 군데도 넣지 못해 해외취업박람회 당일에 무작정 면접장을 찾아갔다. 원하던 기업의 부스는 이미 많은 지원자로 인해 현장 접수가 어려웠지만 다행히 한 명이 미참석해 겨우 면접자 명단 마지막에 이름을 올리고 1차 면접을 볼 수 있었다. 1차 합격 소식과 함께 한국에 오신 사장님과의 2차 면접을 봤다. 유창하지 않은 영어 실력이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경험을 어필하려고 노력했고, 3번의 개인과제를 수행한 후에야 비로소 최종합격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인의 감성, 홍콩에 뿌리내리다

나는 디자이너 경력이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비교적 비중 있는 일을 맡았다.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격동지인 홍콩은 면적은 작지만 다양한 분야의 다국적 기업들이 존재한다. 나는 다국적 기업의 근로자들이 꼭 입어야 하는 근무복, 유니폼을 디자인했는데, 짧은 시간 동안 홍콩의 공공기관을 비롯해 대기업, 박물관, 항공사, 교복 등 가지각색의 유니폼을 디자인했다. 유니폼은 브랜드 의류보다 디자인적인 요소가 적고 실루엣이 단순해 디자인이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비자가 아닌 특정 클라이언트의 니즈에 맞는 스타일로만 작업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한국에서 디자이너로서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내가 디자인한 옷을 입은 사람을 마주쳤을 때였는데, 여기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내 손을 거친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람을 보는 경우가 많다. 내가 만든 유니폼을 입고 본인의 자리에서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나도 덩달아 큰 보람을 느낀다. 또한,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생각을 해야 하는 디자이너에게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져 있는 홍콩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라이다. 홍콩의 각종 건축물과 전시회, 박물관 등으로 문화적 시야를 넓히고, 예술적 감성으로 키운 영감은 디자인을 할 때 큰 시너지를 발휘한다.


해외취업에 대한 생각과 목표

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공간에서 전혀 다른 문화의 사람들과 어울리며 일을 한다는 것 자체부터 정말 흥분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K-Move를 통해 해외취업에 성공하게 되면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해외취업성공장려금이란 제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해외취업은 적응하기 어려워 쉽게 포기하게 되는 문제가 있는데, 이 제도는 근로자를 재정적으로 지원해 줄 뿐만 아니라 지원금을 1차, 2차로 나누어 지급해 근속할 수 있게 도와준다. 나의 목표 역시 우선은 홍콩에서장기 근속하는 것이다. 타지에서 견문을 넓히며 다양한 경험을 한다면 나 자신을 더 성장시킬 수 있는 발돋움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인생은 끊임없는 배움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는 발전 없이는 도태될 수 있다. 앞으로도 나는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해,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각고의 노력으로 정진해 나아갈 것이다.
업데이트 2017-11-0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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