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렴윤리는 진정성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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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창희 (사)EK 청렴사회연구소장 / 국민권익위원회 청렴교육전문강사


청렴윤리는 ‘벌새와 진열대 같고, 종잇조각에 불과하고, 창고 속의 썩은 사과와 같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청렴윤리가 벌새와 진열대처럼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포장이 잘 되어 있으나, 내부로 들어가 보면 윤리나 청렴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심지어는 창고 속에서 썩고 있는 사과처럼 잘못된 관행이나 부패행위가 아무렇지 않게 존재·지속되고 있음을 말한다. 지난해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였던 세계적인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사건,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비윤리적인 행위가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확실히 보여주었다. 지금도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는 기업 최고경영층의 일탈행위와 갑질 등은 개인과 기업뿐만 아니라 관련 업체에까지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해당 기업에는 윤리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았을까? 어떻게 보면 청렴윤리경영이라는 것이 기업이나 기관장의 홍보나 치적수단으로 전락되고 형식적, 보여주기 식으로 운영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 한다.

최근 몇몇 공공기관의 청렴도 부진 원인과 개선방안의 연구를 진행하면서 기관의 청렴윤리 담당자나 조직 구성원들에게서 한결같이 들은 말이 윤리피로이다. 너무나 당연하고, 뻔한 이야기를 계속 강조하다 보니 평가를 위해 형식화되고 있다며 이제는 좀 그만 해도 되지 않냐한다. 청렴윤리라는 것은 이제 되었다 해서 된 것도 아니고, 좀 쉬었다 가고 할 문제도 아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추진되고 있는 청렴윤리시스템이 효과성을 발휘하고 있으며, 조직문화로 정착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진정한 청렴윤리를 위해서다. 기업가정신 연구로 유명한 미국 벱슨대학의 기업윤리학자 메리 C.젠틀러는 “청렴과 윤리는 무엇이 옳은지를 인식하고 행동에 옳기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구체적으로 행동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라고 하였다. 청렴윤리를 아느냐 모르느냐의 지식적인 것이 아니라 현장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다. 윤리피로라는 말도 청렴과 윤리를 하나의 지식과 업무로 생각하고, 또 회사의 청렴윤리프로그램이 평가를 위한 결과물로 인식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 한다.

회사(기관)는 보다 효과적인 청렴윤리프로그램을 구축·운영하여야 한다. 효과적인 청렴윤리프로그램을 통해 기관은 구성원의 청렴하고 윤리적인 판단과 행동을 뒷받침해주고, 윤리적인 조직문화 형성을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우리 기관에 맞는 청렴윤리시스템이 무엇인지를 면밀히 분석하여 구축, 운영하여야 한다. 다른 기관에서 하는 제도들을 그대로 베껴 아무런 피드백도 없이 도입하여 조직 구성원들에게 실천하라고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청렴윤리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적인 효과성 진단을 통해 보완해 가는 노력이다. 현장의 직원, 협력업체, 민원인에게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조직단위에서 공익신고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면, ‘신고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니 되었어’가 아니라 지속적인 진단을 통해 관심을 기울이고, 신고의 편리성과 신뢰성 등 문제점은 없는지, 개선방안은 무엇인지를 분석하여 즉시, 지속적으로 반영하여야 하는 것이다.

회사의 청렴윤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윤리행동강령을 숙지하도록 통제한다고 해서 그 목적까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임직원들이 회사가 청렴윤리라는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강조하는 이유와 그 목적에 공감하지 않으면 청렴과 윤리는 임직원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합리화와 변명거리로만 남게 될 수도 있다. 윤리행동강령, 청탁금지법, 신고제도, 청렴윤리교육 등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이해하고, 이러한 것들이 윤리적 인재로의 성장을 도와주는 보약과 같음을 공감하게 하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최고경영자의 솔선수범과 실천의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렴윤리는 단순한 반부패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과 조직의 지속가능성과 생존을 위한 것이다. 더 나아가 이 사회를 청렴하고 행복하게 하는 시작임을 알아야 한다.

업데이트 2017-08-1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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