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환경의 결합, 독립출판을 말하다
    미디어 속 직업 탐방 - KBS2TV 냄비받침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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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 출판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출판된 책보다 출판사가 많은 대한민국’에서 모두가 ‘베스트셀러’라는 대박을 꿈꾼다.
하지만 이를 스스로 거부하는 책이 나오고 있다.
이름 하여 독립출판물. 주류에 편승하기보다는 스스로 B급을 지향하며 세상에 흩뿌려진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고 있는 이들이 있다.


KBS2TV의 예능프로그램 ‘냄비받침’은 스타가 자신의 독특한 삶을 책 속에 담아내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관심사, 취미, 사생활 등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브라운관으로 옮겨낸다. 최근 젊은 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독립출판’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 개그맨 이경규, 배우 안재욱, 가수 김희철이 고정 멤버로 활약하며, 가수 유희열이 스페셜 MC로 함께 출연하고 있다.

‘냄비받침’에서는 이경규의 ‘대선 낙선자 인터뷰 대담집’부터 안재욱의 ‘팔도 건배사 모음집’, 김희철의 ‘걸그룹 첫 걸음’, 이용대의 ‘내 생애 마지막 연애’, 트와이스의 ‘트와이스 깔 거야?’ 등 다양
한 출판 소재가 공개되면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독립출판은 그동안 방송에서 많이 다뤄지지 않은 생소한 소재 중 하나다. 그간 책에 대한 예능은 간간이 나왔지만, ‘독립출판’이라
는 구체적인 시장이 소개되지는 않았다. 이를 처음 예능 소재로 접목한 ‘냄비받침’은 책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통해 감동과 재미를 함께 선사하고 있다.

온라인 1인 미디어는 아프리카TV, 유튜브, 트위치 등의 플랫폼을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한 1인 미디어의 독창적인 콘텐츠가 이제는 온라인을 넘어 독립출판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독립출판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에서 독립출판의 개념이 정립되기 시작한 것도 10년이 채 되지 않았고, 개인이 독자적으로 제작하다 보니 그 규모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나 책을 제작할 수 있으며, 주제나 형식, 내용, 틀 등에 어떠한 제약도 없다는 것이 독립출판의 특징이다. 여기에 제작부터 인쇄, 유통, 판매까지 모두 개인이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은은 또 다른 특이점이다.

독립출판은 단기간 내에 엄청난 양적 성장을 이뤘다.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전문 서점만 서울에 40여 곳, 전국적으로는 1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2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그
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역시 처음 출판될 때에는 독립출판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는 어찌 보면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 출판은 이러한 욕구를 발현하기 위한, 가장 일상적이고 친숙한 방식 중에 하나이다. 특히 독립출판은 자신만의 개성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다는 점점에 매력이 있다. 나를 포함한 누구나 생산자가 될 수 있고, 그 어떤 것에도 구애를 받지 않는다. 물론 디지털미디어 시대에 ‘종이’라니!

시대에 역행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또한 자본주의와 대중성의 범주에서도 크게 벗어나 있어 마치 소수민족과도 같다. 하지만 종이에서 느낄 수 있는 향수와 아날로그적 감성에 대한 그리움, 여기에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해 독립 출판물의 인기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인쇄매체의 종말이 점쳐지기도 하는 요즘, 독립출판이 그려나가고 있는 궤적은 심상치 않다. 보통의 사람들이 책 한 권 읽을 여유 없이 살아가고 있는 요즘이다. 바쁜 일상에서 타인과 삶을 공유하
고, 나의 삶을 조명해보는 일에도 그만큼 무뎌지고 있다. 오늘, 자신이 걸어온 삶을 천천히 돌아보며 시간 속에 스러지는 기억들, 잘게 부서진 추억들, 찰나의 감정들을 한 편의 책으로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사소한 나만의 이야기일지라도 책 한권으로서의 가치를 지닐 것이다.
 

업데이트 2017-08-0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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