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경 밖으로 전진하라! - 비정규직에서 회계전문가가 되기까지
  • 8214    
해외에서 대학교를 다닐 때 여러 대외활동을 하며 스펙을 쌓았고, 뉴욕 소재의 한 회사에서 6개월간 인턴생활도 했다. 하지만 회사 측에선 비자 문제 처리를 회피했고, 나는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귀국 후 ‘3개월 수습 후 정규직 전환’ 조건으로 컨설팅 회사에 취직했지만, 회사는 정규직 전환을 거부했다. 회사에 소모품 취급을 당한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 우울한 시기였지만, 이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전환점이었다.




첫걸음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

백수가 된 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월드잡 사이트에서 다시 해외로 나갈 기회를 모색했다. 기회는 정말 다양하게 있었지만, 이들을 어떻게 추려내야 하는지 키워드조차 찾지 못 했다. 코트라에서 주최하는 해외채용박람회에 가서도 무분별하게 이력서를 돌려댈 뿐이었다. 이후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기 위해 한 달간 여행을 떠났다. 그 과정에서 해외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는 뚜렷한 갈망을 느꼈다. 성찰의 시간을 가진 후 가고 싶은 나라를 선정했고, 그 나라에서 외국인으로서 비자 받기에 유리한 직군들을 뽑아보았다. 그러던 도중 ‘회계사’라는 직종이 눈에 들어왔다. 미국 공인회계사는 시험을 통과하고 경력을 채우면 USCPA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예전에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한 번도 공부해 본 적 없는 분야였지만 USCPA 미국공인회계사 시험에 도전했다. 수많은 회계 전공자들 사이에서 악착같이 공부해 1년 3개월이라는 고시 생활을 끝내고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전 세계에 이력서를 제출하다

하지만 막상 외국에 입사를 지원하자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대사관에도 전화를 해보고 회사에 직접 연락도 취해보며 정말 수없이 이력서만 썼다. 그러다 주 홍콩 미국 영사관 웹사이트에서 발견한American Tax Firms(홍콩에 사는 미국 시민,기업이 세금신고를 할 때 이용)의 리스트를 뽑아 모든 회사에 전화를 돌렸다. 그때 딱 한 군데 회사에서 미국 회계사로 일할 신입을 뽑고있었다. 장문의 메일로 회사에 일하고 싶다는의사를 표현하자 인터뷰하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인터뷰에서는 직무 관련 질문보다도 개인적인 동기에 대해 궁금해 했다. 회사 측에서는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뒤로 꺼리기도 했지만, 집요하게 이메일을 쓴 결과 재차 인터뷰를 거쳐 합격통보를 받을 수 있었다.


멀리 내다보는 자가 승리한다

현재 나는 홍콩 내 거주하는 미국인과 미국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세금신고를 해주는 미국회계사로 근무 중이다. 주 40시간 일하며 내가원하던 저녁 있는 삶을 살고 있다. 직업도 중요하지만 일 외에 나만의 삶을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너무나도 넓고 아직보지 못한 것이 많기에 20대 중반인 지금,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나는 졸업 후 약 2년이 흐른 뒤에 취업에 성공하였다. 돌이켜 보면 오히려 시간을 두고 장기적으로 계획한 것에 감사하다. 해외 취업은 해당 분야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철저하고 계획적으로 준비된 자에게 주어진다. 조급해하지말고 정해진 틀을 벗어나 조금만 더 멀리 내다본다면 해외 취업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무궁무진한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업데이트 2017-05-17 10:50


이 섹션의 다른 기사
사보 다운로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