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제과제빵사의 정도正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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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호 기능한국인
마옥천 ㈜베비에르 대표


큰 기쁨을 맞이한 이들은 대개 그 공을 주변과 나눈다.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 순서대로. 3월 기능한국인으로 선정 된 마옥천 대표는 이 영예스러운 순간에 누구를 먼저 떠올렸을까. 그는 두말할 것 없이 ‘고객’이라 말했다. 그리고 이 어서 자신을 받쳐준 ‘좋은 직원’들을 꼽았다. 스스로 이룩한 환경보다 자신에게 찾아온 인연을 더 값지게 생각하는 사람. 마옥천 대표는 주어진 길 위에서 많은 이들과 동행하고 있었다.

마옥천 ㈜베비에르 대표 약력
1988년 나폴레옹과자점 과장
1992년 하모니제과점 책임
2000년 ㈜베비에르 대표이사
2013년 중소기업청장 표창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


執念(집념) ● 고장의 색을 고수하는 마음

지난 3월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베비에르 마옥천 대표. 그는 30여 년간 제과제빵 분야에서 활약하며 광주, 전남지역의 대표 종합베이커리를 자리매김 시킨 장본인이다. 남다른 강강함 덕에 풍암동 매장은 어엿한 본점이 되었고, 그 외 8개의 직영점이 매일 빵 굽는 냄새를 풍기고 있다.

“8년 전 기능한국인에 도전했는데 미비한 점이 많아 아쉬운 결과를 거뒀어요. 사실 식품 분야에서 기능한국인은 희소한 편이거든요. 그 후로 가시적인 성과를 바라기보단 베비에르가 성장하는 모습을 하루하루 기록하자 싶었어요. 일학습병행제를 시행하고 특성화학교에 멘토로 수업을 가고, MOU를 체결하거나 지역사회봉사를 하는 등 뭐든 꾸준히 했죠. 그러다 ‘기능한국인’ 선정이라는 정말 뜻밖의 행운을 올해 봄의 시작과 함께 만난 거예요.”

오랜 시간 해오던 익숙한 일이지만,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되고 나자 그간 하던 일이 새삼 새롭게 느껴졌다. 상상하던 수식어가 비로소 그의 것이 되었을 때의 설레고 행복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고. 특히 제과제빵 분야에서는 두 번째 기능한국인의 탄생이었기에 더욱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제과제빵 분야는 일본과 유럽이 앞선 기술을 가졌어요. 베비에르란 이름도 벨기에 전통 발효 빵인 ‘까도드베비에르’에서 따왔어요. 거기에 일본어로 빵집을 뜻하는 ‘팡야’를 더해 베비에르팡야가 어떨까 고민을 했었죠. 결국 전라도의 강한 억양을 반영한 ‘베비에르빵야’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에요.”

그는 2년 전, 광주 MBC 창사 50주년 기념행사로 진행된 ‘광주희망인물 5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맛있는 빵을 만들고 싶다는 소박한 꿈과 그 빵을 지역민과 나누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이 만난 결과다. 이제는 광주 지역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제과제빵 기능인으로 인정받은 마 대표. 그에게 새로운 출발선이 다시 주어진 셈이다.


疏通(소통)
● 오늘도 내일도, 베비에르라는 이름으로


“본점의 인기에 힘입어 다른 지역구에서도 베비에르 제품을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이 자연스레 싹텄어요. 그렇게 매장을 늘리다보니 이젠 이 이름을 제법 만날 수 있게 됐네요. 사실 매장은 한 군데만 운영할 때가 제일 편하죠. 하지만 저희 빵을 좋아해주는 분들이 많아진다는 기쁨이 더 크게 작용했어요.”

매장을 늘린다는 건 그만큼 고객에 대한 책임감이 무거워진다는 말이다. 하지만 마 대표는 오히려 그 부담감을 즐기려는 자세로 응수했다. 매장은 직영으로만 운영하고, 과자 제품군은 베비에르 매장에만 자체 공급하며, 임대 매장은 지양한다는 그만의 철칙은 그렇게 탄생했다.

“직영점을 무조건 늘리기보단 좋은 터가 나오면 터를 따져보고 들어서요. 예전에 임대 매장을 운영해본 적이 있는데, 갑자기 이사를 가야하는 변수가 생기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꾸준히 발걸음 해주던 고객들에게 미안했죠. 그래서 이후론 매장을 직접 짓고 있어요.”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그는 찾아주는 이들을 향한 세심한 배려를 선택했다. 늘 같은 자리에 머무르는 나무처럼 베비에르가 기억되길 바란다는 마 대표. 그의 신념은 모든 베비에르 매장의 상생과도 맥을 같이 한다.


來日(내일) ● 한결같은 맛, 변치 않는 정성으로 꾸리는

지인의 소개로 ‘와송’을 알게 됐다는 마 대표는 베비에르 인기상품으로 꼽히는 바게트 토스트의 소스를 와송과 접목해 특허를 받았다.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에 특별함을 입히고 싶다는 생각에 벌인 일이다.

“와송이 몸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 소스 개발을 시작했어요. 사실 한 제품이 롱런하기는 정말 어려워요. 많은 분들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게 쉽진 않으니까요. 그래도 도전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무등산 빵도 자체 개발한 상품인데요. 수박, 서석대, 호랑이 모양을 만들어 광주를 대표하는 빵으로 출시했죠. 좋은 재료를 쓰되, 맛까지 좋아야 해요.”

그는 빵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곧 심장을 뛰게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밋밋한 맛의 재료들이 배합 과정을 거쳐 노릇노릇 맛있는 음식이 되는 게 마치 마법처럼 황홀하게 느껴졌다고.

“처음 빵을 배울 때의 설렘은 아직 생생해요. 저와 같은 꿈을 꾸는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도 투자를 더 하고 싶어요. 그 일환으로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만난 직원들은 전원 채용하고 있죠.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면 해외연수도 보내준답니다. 이 직원들이 베비에르를 더 멋지게 성장시켜준다면 더할 나위 없어요!”

어렵게만 여겨졌던 기능한국인 명예의 전당에 제과제빵인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그는 이제 명장을 향한 다음 꿈도 조심스레 바라보고 있다. 음식을 대하는 일이기에 초심을 잃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소신 있는 정도(正道)를 고집하는 마 대표. 베비에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갈 100년 기업의 여정을 향해 그는 오늘도 빵 만드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업데이트 2017-05-1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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