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당신의 밥상에는 어떤 나물이 올랐나요?
    <나물투데이> 서재호 대표, 목광균, 최영호, 김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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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것은 단순하다.
단순한 것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오늘 데친 신선한 나물을 당신의 밥상에 전하기까지,
삶고, 데치고, 담는 일련의 모든 과정에 재미를 붙인 청년들의 이야기.
글. 김민정 / 사진. 나물투데이, 이승훈

 

나물의 이유 있는 반항
음식을 만들 때 정성을 들일수록 맛이 난다는 것은 과학이다. 재료를 다듬는 데 낱낱이 들인 정성은 그 후의 모든 요리과정에 이어지므로. 그러나 오랜 정성보다는 간편함이 앞서는 시대, 사람들은 보다 단순하고, 즉각적인 것에 끌린다. 이로써 ‘데친 나물’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겠다는 나물투데이의 발상은 입소문을 타고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2015년 8월에 문을 연 나물투데이는 말 그대로 오늘 데친 나물을 오늘 배송하는 유일무이한 나물 전문 쇼핑몰이다. 서재호 대표를 비롯해 강연, IT 등 다양한 분야의 창업에 뛰어들었던 목광균, 최영호, 김관우 네 청년이 뜻을 모아 시작한 사업으로, 나물은 캐거나 시장에서 직접 사야 한다는 공식을 깨고 나물의 판매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서재호
“청년들이 나물을 판다고?” 처음 들으면 다들 의아해하시죠. 사실 처음부터 나물 판매를 위해서 모인 것은 아니고요. 모두 창업에 뜻이 있는 친구들이에요. 어떤 취지로 일을 해나갈지를 고민하다가 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할 수 있는 부분에서 이윤을 창출하자는 큰 목표를 설정했죠. 그러다 “그럼 데친나물을 판매해보자!”했어요. 지금 잘 할 수 있고, 우리의 취지와도 맞는 걸 선택한 거죠.

나물투데이는 현재 약 60여 가지의 전국의 제철 나물을 당일 배송하는 것이 원칙. 서울·경기권을 비롯해 제주, 부산까지도 구매 고객이 늘고 있다. 철마다 눈에 띄는 나물 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비주류 나물을 발굴해서 적극적으로 판매를 시도한다는 점이 구매 고객을 끌어당긴다. 그에 더해 조리법과 각종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나물’과 ‘온라인’ 판매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김관우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매 고객층은 크게 차이가 없어요. 온라인도 30~50대 주부들이 주요 고객층이세요.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층의 구매 비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젊은 층은 1인 정기배달 서비스를 선호하죠. 지금은 더 좋은 품질의 나물을 제공하기 위해서 농가와의 직거래를 알아보고 있어요. 여기서 말하는 오프라인 매장이라 함은 27년째 운영 중인 광명시장의 호수나물. 이들이 나물을 선별하고 아이디어를 더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기까지 그 바탕에는 호수나물이 있다. 나물=신선함,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렵지만 서대표는 부모님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꾸준히 데친 나물의 수요와 공급, 연간 판매수익을 지켜보면서 나물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서재호
어릴 적부터 나물을 보고 자랐어요. 한때는 누나와 2~3년간 나물가게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고요. 가업승계의 의미도 있고, 우리 전통을 지킨다는 의미도 있어요. 나물은 지역마다 특색이 있고 같은 종류라도 맛이 달라요. 비주류 나물을 제공하는 재미도 있고, 산지직송을 통해서 더 좋은 품질을 제공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 지금은 유일한 나물 전문 쇼핑몰이지만 더 성장하기 위해서 경쟁사가 등장해도 좋을 거 같아요.(웃음)


철학을 팔아라, 물건은 덤일 뿐
성공하는 모든 기업은 잠재 고객에게 딱 한 단어를 심어놓는다고 했던가. 이들은 모든 과정에 ‘편리함’을 심었다.

서재호
대학생 때부터 취업보다는 창업에 관심이 있었어요. 창업 경진대회만 해도 약 200회 정도 참여했죠. 그때마다 느낀 건 어차피 설득의 문제라는 거예요. 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하자는 큰 목표가 있기때문에 어떤 경진대회에 도전하든지 어떤 아이디어를 내든지 항상 ‘편리함’을 생각했어요.

나물투데이는 이러한 견고한 철칙으로, 네이버에서 주최한 2016 <e-커머스드림 청년장사꾼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에 실질적인 조언을 얻기 위해 도전한 것인데 우승 후에도 해당 멘토로부터 홈페이지 디자인이나 홍보마케팅 분야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다고. 물론 이들이 노리는건 우승 상패가 아닌 진득한 경험일 때도 있다. 최근 <아이디어 대한민국 나는 농부다2> 프로그램에서 최종에 오른 이들. 비록 최종 결선에서 쓴 맛을 보았지만 브랜드 하나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팀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최영호
재호와 광균이는 사업 초창기부터 함께 했지만 저와 관우는 아니에요. 그런 점에서 저희에겐 각종 창업 경진대회에 참여하는 데 의미가 있죠. 뒤늦게 합류했지만 가능성, 재미, 자유, 세 가지를 다 봤어요. 다 또래다보니 분위기가 자유롭고, 의사소통도 자연스럽거든요. 지금은 나물투데이를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많이 노출시키고, 나물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지 등 SNS 마케팅 위주의 일을 해요.

목광균
각자 맡은 영역이 있어요. 저는 주로 제품 사진을 찍고 업로드 하는 디자인 담당이죠. 계절별로 시의 적절하게 제철 나물을 소개하고, 조리법을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요. 다만, 나물을 사고, 데치고 하는 과정은 모두 같이 해요. 아침 8시부터 나물을 데치고, 짬짬이 각종 정보를 업로드 하고, 오후 1시부터는 포장, 택배 등 하루가 바쁘게 돌아가요. 일주일에 두세 번 새벽시장에 가는데 그때는 새벽 2시쯤부터 일과를 시작하죠. 이번 12월 추천 나물은 세발나물, 참나물, 방풍이에요. 초가을에서 한겨울에 이르는 시기에는 나물뿐만 아니라 각종 해조류도 추천하거든요.

서재호
그런 건 어떻게 보면 저희 노하우죠. 계절마다 좋았던 나물들을 예측해서 제안하고 판매하니까요. 저희가 지금 구성하는 것들을 보면 잘 알려지지 않은 나물이 꽤 많아요. 세발나물 혹시 아시나요? 세발나물이에요, 이름이.(웃음) 갯벌에서 나오는 해조류거든요. 이렇게 때에 따라 다양한 나물을 소개하려고 해요. 나물의 판매와 유통에는 편리함이 우선이지만, 나물을 선정하고 데치고 판매하는 건 전통방식 그대로죠.

 

기대가 경험을 좌우 한다
신선한 것은 바로 구매해야 제격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온라인’이란, 신뢰가 구축되지 않은 영역일수 있다. 서대표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도 바로 이러한 부분.

서재호
온라인에서 식품을 산다는 것에 대한 믿음을 주기가 어렵죠. 그래서 시작한 게 판매 후기나 맛보기예요. 못 미더울 수 있으니까, 먼저 믿음을 주겠다는 의미에서죠. 맛보기를 통해서 만족한 분들은 계속해서 주문을 하죠. 한 번에 10회 정기배달을 주문하시기도 해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완전히 별개라는 서 대표. 판매하는 상품의 질이 다를 수밖에 없단다. 어떻게 보면 오프라인은 직접 보고 사기 때문에 1차 손질과 데치는 정도에서 마무리하지만 온라인의 경우, 억센 부분을 전부 고르고 제공한다.

목광균
시장과 같은 오프라인에서는 만족하지 않으면 안사면 되니까 불만이 적어요. 그렇지만 온라인은 저희만 믿고 기대하면서 주문하기 때문에 품질을 올려야 해요. 물론 가격은 1000원~2000원 더 비싼 경우가 있어요. 나물을 데치고 포장하고 배송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그래도 온라인에서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 적정한 가격에 품질 높은 것을 제공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눈에 띄는 점은 한 번 구매한 고객들의 만족도가 비교적 높고, 재구매율이 높다는 것이다. 나물투데이는 현재 1인 정기배달 서비스, 제철나물 정기배달 서비스, 이유식 나물 3종 세트, 가을나물 세트 등 구매 고객의 선호도에 맞춘 패키지 상품들을 대량 판매하고 있다. 상품이 다양한 이유는 구매한 고객들도 구매 후기를 쓰지만, 나물투데이도 판매 후기를 쓰기때문. 홈페이지를 비롯하여 블로그 등 상호 피드백이 가능한 공간이 있다 보니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고객들이 많다. 이를 반영해 나물에 필요한 조리 양념장도 함께 제공하기도 한다고. 이러한 서비스는 시장에서 전하는 ‘덤’만큼이나 훈훈하다.

김관우
앞으로도 다양한 제철 나물과 서비스로 고객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고객들이 구매후기를 통해 전해주신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농가와의 직거래를 통해 더 품질 좋은 나물을 제공하여 만족도를 높일 생각입니다.

서재호
이제 겨우 1년 반 남짓한 시간이지만 청년들이 나물을 판다니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더 많은 청년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시죠. 또한 어떤 사업을 하든 ‘편리함’이라는 기준은 확실해요. 그 영역은 나물처럼 식품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앞으로도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멤버들과 다양한 사업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우리의 머릿속을 갸우뚱하게 만들면서도 그럴싸한 것, 끌리는 콘셉트란 바로 이러한 것이다. 젊음의 특권이란, 딱 하나다. 누군가의 머릿속에 결말이 예측된 시나리오를 내 멋대로 바꿔가는 것! 그래서 오늘도 나물투데이 네 청년들은 당신의 식탁에 오를 신선한 제철 나물을 즐거이 데친다. 

업데이트 2016-12-1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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