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업의 뿌리가 되는 기술, 끊임없는 연구로 가치를 잇다
    삼일금속㈜ 우지훈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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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지식을 축적하기 위한 연구가 아니다.
지식이 연결되고 융합되어 새로운 창조에너지를 폭발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도전한다. 변화와 혁신을 두려움 없이 즐긴다.
우리나라 뿌리산업계 최초로 숙련기술 전수자로 선정된
삼일금속 주식회사(이하 ‘삼일금속’) 우지훈 이사를 만나본다.

글. 정은주 / 사진. 이성원


뿌리산업계 최초 숙련기술 전수자 선정
뿌리산업은 이름 그대로 성장의 기본이다. 제조업의 기반산업이며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 없어서는 안 될 분야다. 우지훈 삼일금속 이사는 그런 국내 뿌리산업계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이다. 지난 9월 고용노동부 주최로 열린 제20회 직업능력의 달 기념식에서 뿌리산업 분야 최초의 숙련기술 전수자로 선정됐는데,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제조업에 기반이 되는 분야 중에서 표면처리부문으로 지원해 선정이 됐습니다. 표면처리 분야 최초라는 것을 안 것은 그 이후고요. 정부에서 제조업 기반
분야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주었다는 점에 감사합니다. 더불어 최초라는 점이 다소 부담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할 수 있는 만큼의 역량을 쏟아 후진
양성에 힘쓰고 싶습니다.”

우지훈 이사의 전문 분야는 습식 전기도금 분야에서도 가장 많은 업체와 종사자가 있는 아연도금계 표면처리 분야다. 자동차부품과 전자산업 쪽에서 활용
도가 매우 높은 편. 그는 표면처리의 발전이 있었기에 국내 자동차사의 북미시장진출과 그곳에서의 10년 10만 마일 보증과 같은 WARRANTY PROGRAM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현재 표면처리 기술과 품질은 우리나라가 단연 최고라고 자신합니다. 이는 세계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앞다투어 국내시장을 찾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과거표면처리의 선두 격은 독일과 일본이었지만 일본의 경우 젊은 인력들이 하나 둘 현장을 떠나면서 시장이 많이 축소됐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현재 뿌리산업계를 지탱하는 핵심 인력이 50대 이상인 만큼 젊은 인력 수급이 시급합니다.”

그는 더불어 뿌리산업 발전과 기술선진화를 위해 산학협력, 재직인력의 전문화된 교육, 선진기술 도입 등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나의 전문분야만 공부해서는 부족한 시대. 표면처리 역시 융합산업인 만큼 전기, 화학, 기계, 환경 등의 공학들이 어우러져야만 선진기술로 갈 수 있다는 의미다.

“산학협력이 더 확대되어야 하는 이유죠. 기업이 독자적인 기술로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더 나아가 치열한 원가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요건입니다.”


기술개발과 혁신으로 변화의 바람을
환경공학 전공 후 환경업체 기술자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그 역시 지식의 융합으로 현재의 결과를 이루어냈다. 현재의 삼일금속에 스카우트 되면서 품질관리를 담당했는데, 당시만 해도 표면처리에 대한 지식은 전무했다. 그래서 현장을 이해하고자 직접 공정에 참여하고 전문가를 찾아가는 등 배움에 열과 성을 쏟았다. 환경 관련 기술개발을 시작한 것도 이맘때다.

우지훈 이사가 연구를 할 때 철칙으로 삼는 것은 양산성과 작업자의 편리성이다. 아무리 효율성이 뛰어나도 작업자가 위험에 노출되거나 추가 공정이 생기는 개발은 지양한다. 이는 현장을 모르고서는 불가능할 터. 때문에 그는 요즘도 계속 현장을 오가며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얻는다.

“개발 전에 반드시 현장 팀장과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실제 업무를 하는 그들에게는 무수한 아이디어가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도움이 될 거라 판단되는 아이디어의 경우 연구에 반영해 결과물로 제시합니다. 서로에게 무척 보람되고 즐거운 일이죠.”

특히 도금 공정이 좀 더 자동화, 첨단화 되도록 하는데 신경을 쓰는데, 이러한 혁신은 신제품 개발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물론 원가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기업 입장에서 원가 절감은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 부분. 삼일금속만 해도 과거 폐수 처리비용이 월 1,600만 원에 달했던 때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그는 지난 2013년에 고등기술원과 함께 국내 도금업체 최초로 폐수 재활용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덕분에 지금은 대부분의 폐수를 재활용함으로써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우지훈 이사는 숙련기술 전수자로서 앞으로 해야 할 역할이 더욱 많다고 말한다. 요즘은 친환경 저에너지 표면처리산업 발전에 관심이 높은데, 지금까지 해당 분야에 초점을 맞춰 진행한 연구만 약 20여 건이다.

“계속해서 노력하다 보면 표면처리 산업의 첨단화를 실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교육기관이나 연구기관과의 협력도 많아질 거라 전망하고요.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저 역시 많은 공부를 해야겠죠.”


지속 가능한 미래와 상생 발전 방향을 제시
결국은 기술이다. 어떤 위기에서도 기술이 탄탄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건 자명한 사실. 기술 앞에서는 정년이라는 말도 무색하다. 노련미 넘치는 연세 지긋한 기술자가 대우받는 곳이 현실의 현장이다. 다만 기술을 혼자만 알고 사장시키는 것은 사회적으로 너무 큰 손실이다. 그래서 우지훈 이사는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군분투 중이다.

바쁜 와중에도 자투리 시간을 쪼개 새로운 지식을 탐독하고, 기능장회 내에 별도의 습식표면처리교류회를 조직해 2년째 스터디도 하고 있다. 회원들과는 한 달에 한두 번 씩 만나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물론 각자 궁금했던 분야의 전문가를 초대해 강의를 듣기도 한다.

“10명이 함께 스터디를 하는데요. 각 분야 공장장이나 대표 등 구성원이 매우 다양합니다. 저마다 전문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모였을 때의 시너지가 어마어마합니다. 일 년 동안 고생한 문제를 도움을 받아 하루 만에 해결한다거나, 융합으로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등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유익하죠. 이러한 스터디는 아직 폐쇄성이 짙은 뿌리산업 분야의 관성을 깨뜨리려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산업의 허리에 해당하는 4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의 사람들끼리 표면처리교류회를 따로 만든 이유기도 하고요.”

11월부터는 SKT직업훈련학교에서 표면처리 관련 강의도 시작한다. 습식표면처리교류회 회원 중 5명이 돌아가면서 수업을 진행하는데, 우지훈 이사는 이러한 변화가 무척 반갑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표면처리 관련 학위가 없어요. 표면처리 쪽의 교육기관이라고 해봐야 한국폴리텍 대학을 빼고는 전무합니다. 올해 초에는 인천 재능대학마저 표면처리과를 폐과했어요. 다시 말해 가르치고 양성할 수 있는 기관이 없기에 젊은 인력들이 이쪽 분야에 진출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른다는 겁니다. 알고 보면 업종 기피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요.”

반가운 것은 뿌리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국내 최초이자 최대 도금단지인 안산 지역에만 60여 곳의 업체가 있는데, 처음에는 ‘기술개발을 왜 하냐’고 반문하던 이들이 지금은 먼저 나서서 자문을 구하곤 한다. 변화의 바람은 이미 불기 시작했다. 시대를 앞서 혁신을 이끄는 리더, 그가 열어갈 내일이 더욱 기대된다.

우지훈 삼일금속㈜ 이사 약력
1998 환경방지시설 설계부 주임
2002 삼일금속㈜ 연구소 입사
2012 표면처리 기능장 취득
2013 중소기업중앙회장상 수상
       고용노동부장관상 수상(전국경진대회 1등)
2014 ISO 9001/14001 인증 심사원
2015 한국생산기술원장상 수상
2016 뿌리기술경기대회 심사위원
       중소기업개발지원사업 평가위원
       숙련기술인 지정(표면처리 최초)
       우수숙련기술인 지정
       안산시 중소기업대상 수상 

업데이트 2016-11-22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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