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들리더라도굳건히 가라 - 김후권 우수숙련기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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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권 우수숙련기술인 약력 2009 한국폴리텍Ⅶ대학 컴퓨터응용가공기능장 과정 입학2009 기계가공기능장 자격증 취득 2010 컴퓨터응용가공 산업기사 자격증 취득 2010 기계조립산업기사 자격증 취득 2011 한국폴리텍Ⅶ대학 컴퓨터응용가공기능장 과정 졸업2014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위촉(4기) 2015 NCS기반 훈련과정 편성 보조강사 위촉 2015 직업능력심사평가원 심사평가위원 위촉 2015 NCS 기업활용 컨설팅전문가 자격 인증


넝쿨나무는 높은 벽이 있어야 더 힘차게 오른다. 마치 가야할 곳이 있는 이처럼. 그도 넝쿨의 기질을 닮았다.목적의식과 우직함으로 만든 기술인생. 올해 그의 흔적은 이러하다. ‘끊임없는 도전과 개선으로우수숙련기술인의 자리에 오르다’


끝없는 아이디어로 공정개선

“사내 후임 양성은 물론 협력업체 등에도 적극적으로 기술을 전수하며 재능기부에 힘쓰겠습니다.” 지난 9월 1일, 직업능력의 달 20주년 기념행사에서그가 건넨 수상소감. 어느 해보다 뜻 깊은 때에 우수숙련기술인의 명패를 거머쥔 데 이어 대통령 표창까지, 올해 22주년인 그의 기술인생에 짜릿한 기쁨이주어졌다. 그가 우수숙련기술인으로 거듭나기까지굵은 땀방울과 힘을 쏟은 곳은 쌍용자동차 창원공장으로, 자동차 엔진을 제조하여 완성된 엔진을 평택본사에 전달한다. 그는 그중에서도 1차 가공을 담당하는 가공생산팀에 재직 중이다. 지난 1996년 생산직으로 입사해 생산관리직으로 자리를 옮긴 지금까지 줄곧 사내 분임조 활동을 통해 공정개선 및 예산절감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이사항이라면 그는 현장기술자가 아닌 ‘관리자’라는 점이다.
“현장 관리자가 우수숙련기술인에 선정되었다고 하면 이상할 거예요, 그죠?(웃음) 1년에 2회, 한 달에한 번씩 공정개선 사례 발표대회가 열리는데, 그동안 제가 가진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표현했거든요.체력적인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서 입사 2년차 되던해, 현장직에서 관리직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관리자또한 늘 현장에 있기는 마찬가지죠.”
공정개선 사례 발표대회라 함은 생산 공정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을 찾아내 예산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꾀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제안하고 근로자들의 안전을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쌍용자동차의 주축이 되는가공생산팀, 그 안에서 다루는 기계만도 120여 대.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들이 빈번하다. 평소 ‘잔꾀’를 많이 부린다는평을 듣는 그지만, 그 꾀를 통해 현장의 효율과 품질,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면야 폐자재를 활용해서라도직접 기계를 만들어 개선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품질 분임조 활동 등으로 현장직 근로자들과 공정개선을 많이 시도하려고 합니다. 제가 직접 제안하는 것들도 상당히 많고요. 특히나 현장에서는 떨어진 기름 한 방울에도 근로자들이 다칠 수 있거든요.현장을 세세히 살피고 관리하는 것들, 어쩌면 공정개선 안에 이런 것들이 다 포함됩니다.”



우직함에 더한 정면 돌파

우리나라 1970~80년대, 공업고등학교와 직업훈련소가 점차 자리를 잡으며 기술이 각광을 받던 때. 그도 창원기계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해 기술인에 입문했다. 졸업 후, 한국종합기계(現 셰플러코리아)에서근무하다 쌍용자동차에 입사하기까지, 별다른 굴곡없이 현장관리직으로서 가공기술과의 인연을 이어나가는 듯했다.
그러다 지난 2009년, 그의 삶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회사가 크나큰 경영위기로 휘청거릴 때였다. 파업이 이어지고 생산이 중단되었을 때에도 동요하기보다는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그때, 기계가공기능장 취득을 위한 대학 진학을 떠올렸다.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잡으니 오히려 내면의 혼란은 잠잠해졌다. 그리하여 40세가 넘는 만학의 나이로 폴리텍대학에 진학하여 학사 학위 및 기계가공기능장자격을 취득했다.
“그때 과감하게 결단했죠. 그해 대학에 들어가서CAD(캐드), CATIA(카티아) 3D 모델링 등 설계 프로그램들을 배웠습니다. CNC 가공기술에 대한 것들도 배웠고. 예전에는 설계하기 위해서 제도판을 활용했는데 이제는 컴퓨터로 직접 모델링할 정도로환경이 급변했어요. 미래를 예측한 건 아니지만 그때 그 기술들을 배워놓은 게 지금 큰 도움이 되죠.” 그 후로 쌍용자동차에서만 32명의 가공기능장이 배출되었다. 회사 차원에서도 6SIGMA 제도를 도입하는 등 품질 경영을 강화하는 데다 그가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가공기능장 취득을 제안한 결과였다.그도 그럴 것이 평소에 회사 구석구석 안 들여다 본곳이 없다. 지하실이며 절삭용 탱크(200t) 안에 들어가서 작업하기도 하고, 작은 힘으로 큰 것을 들 수있는 호이스트(비교적 소형의 화물을 들어 옮기는장치)를 제작해서 대형기계에 사람이 들어가지 않고도 파손된 공구를 들어낼 수 있는 장치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그의 조언이 일리가 있을 터, 그에게 정보를 구하고 자격증이며 학위 취득에 도전한이들이 많았다고. 회사는 한 차례 위기를 겪었지만오히려 구성원들의 가공·설비기술은 높아졌다.
그가 이처럼 기지를 발휘한 비결이라면 오로지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은 우직함이다. 물론 위기에는 정면돌파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으면서. 그게 지난22년간 기술인의 삶을 무던히도 걸어온 힘이라고.



기술이 근간이 되는 사회

지난 2006년 8월부터 매월 한 명씩 선정해 이제는백여 명을 훌쩍 넘긴 우수숙련기술인. 그 타이틀 보다야 그 안에 내재된 힘이 더욱 크다. 우리 사회가 성공한 우수숙련기술인을 발굴해 그 공을 높이 산다는것, 점차 숙련기술인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 나간다는 것, 개인으로서는 ‘여럿 가운데 뛰어나다’는 것을 국가로부터 증명 받는다는 것, 기술인으로서 참으로 값진 순간이다.
“2013년부터 도전해서 세 번 고배를 마시고, 네 번째 도전이죠. 우수숙련기술인이 되려면 공정개선 사례나 서적·논문 검토, 매뉴얼 개발 등 차곡차곡 쌓아야 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쉬운 길은 아니지만 우수숙련기술인, 나아가 대한민국 기술명장의 꿈을 향해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나가면서 지금까지 도전해온 거죠.”
그의 명패가 빛나는 이유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의 자격으로 특성화고교생 및 중소기업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진로지도 강사 및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이주어짐은 물론이다. 그런 그가 강조하는 것은 누구든자신의 ‘기술’로 살아갈 수 있는 삶에 관한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학력이 모두의 삶의 기준이되면 어렵죠. 그렇지만 자신의 기술로 인정받는 사회라면 훨씬 수월해지죠. 다만, 그 분야에서의 끊임없는 공부는 필수입니다. 저도 어려운 순간마다 수많은 좌절을 경험했지만, 흔들리더라도 끝까지 걷다보니 이제는 기술로 인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기술로 멋진 인생을 그려나가는 것이 곧 숙련기술인의 삶이 아니겠냐고 그는 반문한다. 이제는우수숙련기술인을 넘어 대한민국 기술명장의 꿈을꾼다. 점차 기술이 근간이 되는 사회, 그 과정에서 청년들의 기능분야 진출을 이끌고 기술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만드는 데 그의 발걸음이 단단히 한 몫을해내기를.


“그 분야에서의 끊임없는
공부는 필수입니다.
저도 어려운 순간마다
수많은 좌절을 경험했지만,
흔들리더라도 끝까지 걷다보니
이제는 기술로 인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크랭크축(Crankshaft) Op.220 공구 개선>, 평택본사 공정개선 사례 대회에서 금상 수상

코란도 C의 가솔린 엔진 모델인 기존 G20DF는 전륜구동으로 플랜지(Flange)부 길이가 후륜구동 차종보다9.85mm 정도 짧아 절삭 부하로 공구의 수명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공구 교환 횟수 및 공구비가 상승함에따라 전체적인 생산성이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따라서 내경 보링 공구의 공정분배와 클램핑 지그(Clamping Jig) 개선을 시도했다. 그 결과,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으며 창원공장에 이어 평택 본사공정개선 사례 발표대회에서까지 그 우수성을 입증 받아 금상을 수상했다.
업데이트 2016-10-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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