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치지(狂) 않으면 미치지(及) 못한다 - 신궁전통한과 김규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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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35년간 전통 한과를 만들어온 기술인, 국내 유일의 한과문화박물관을 개관해 한과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는 선각자이다.한과의 신제품 개발과 생산 공정 자동화, 품질 개선 등으로 4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한과기업의 대표이며, 새로운 포장기술 개발로 국내 한과시장 규모를 2,000억 원대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지난 7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에 선정된 신궁전통한과 김규흔 대표의 이야기다.



한과 제조를 평생 업으로 삼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아내 덕분이었지요. 세 들어 살았던 집 주인이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제게지금의 아내를 소개해주셨어요. 그 사람이 만날 때마다 약과를 조금씩 가져다주곤 했는데, 어린 시절 할머니와 어머니가 주신 그 한과 맛이었어요.그 맛을 잊을 수 없어 오늘까지 달려온 게 아닌가 싶어요. 당시 아내의 형부가 한과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동생이 군대를 가게 되자 제게 공장일을 도와달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공장 관리자로 시작해 2년간 한과를 배웠고, ‘어린 시절 그 한과’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꿈에 독립했습니다.


독립해 일군 회사가 신궁전통한과인가요?

처음에는 ‘신궁제과’였어요. 15평 남짓 작은 공간을 빌려 시작했어요. 점점 주문이 늘어 공장 규모를 넓혀갔고, 지금은 원 없이 한과를 만들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커졌습니다. 운명처럼 시작된 한과와의 만남으로 외길 인생을 걷게 되었고 그 길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면서 뛰었습니다. 어느새 3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명인, 명장이라는 과분한 타이틀을 얻었지만 저는 그저 한과를 사랑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한과를 맛볼 수 있게 노력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지금껏 끊임없이 새로운 한과를 만들어오셨습니다.

‘남과 같이 해서는 남 이상이 될 수 없다’는 신념으로 꾸준히 새로운 한과들을 만들어냈어요. 우리 한과에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은 모두 제가 만들었다고 자부합니다. 외국인 입맛에 맞춘 ‘초코 한과’부터 쌀 약과,인삼·녹초 유과, 키토산 유과, 모자이크 깨강정, 금귤정과, 녹차 약과, 인삼유과, 단호박 약과, 쏙쏙이 유과 등 그 종류만도 170여 가지가 넘습니다.


신궁전통한과가 최고의맛을 내는 비결이있다면요?

제작 노트가 아닐까요. 그간 제가 써온 노트 속에는 그동안 한과를 만들어온 제작 상황들이 전부 적혀있습니다. 만약, 내일이 약과를 만드는 날이라면제작노트 3년치를 꺼내 확인합니다. 약과를 만들 때 온도와 습도가 어땠는지, 어떤 레시피로 만들었는지, 맛은 어땠는지 등 기록을 하나하나 비교해가며 내일 날씨를 감안한 레시피를 조정해 나가는 것이죠. 그만큼 미쳐야합니다. 미치지(狂) 않으면 미치지(及) 못하는 법이지요.


한과 세계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십니다.

18년 전, 30억 원을 투자해 한과문화박물관과 교육관을 열었어요. 한과만들기 체험, 한과 전문인 양성교육, 농업고등학교 멘토링, 한과 문화 페스티벌 등을 통해 한과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 소망은 한과세계화연구소와 한과 마이스터 대학을 설립하는 것입니다. 한과가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게 하리라는 꿈도 꿉니다. 전 세계 50여 개국을 다녀봤지만, 우리 한과만한 최고의 과자(디저트)는 없었습니다. 세계적인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 관계자도 한과는 음식이 아닌 약이라 극찬할 정도지요. 그러니 제 꿈은 꼭 이뤄질 것입니다.
업데이트 2016-09-1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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