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의 눈높이로 바라본 NCS와 능력중심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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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교 졸업학기를 맞아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하루하루 취업의 벽이 참 높고 견고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중이다. 분명 1년 전까지만 해도 취업에 자신감이 넘치던 나였다. 열심히 대학생활을 했다는 것에 자부심까지 느꼈다. 하지만 4학년이 된 지금 취업을 위한 서류전형과 면접 탈락의 아픔을 겪고 있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의 문을 뚫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취업을 위해서는 기업이 요구하는‘ 기본’을 먼저 준비해야 한다. 학점과 자격증, 인턴경험, 어학점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래서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기본’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휴학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말이 나온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사회·문화적 환경을 바꾸기 위해 정부에서는 흔히‘ 스펙’이라 불리는 것들을 파괴하고 창의적 인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NCS, 즉 국가직무능력표준에 기반을 둔 교육과정을 통해 학력이 아닌 능력 중심의 사회를 만들고자 앞장서고 있다. 2015년 하반기 취업을 준비하면서 취업준비생의 입장에서 느낀 능력중심사회를 이끄는 NCS에 대하여 희망과 아쉬움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나는 NCS가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정책이라 생각한다. 먼저 현재의 노동시장과 우리나라의 취업문화를 능력중심사회로 바꿔나가겠다는 것은 청년구직자들에게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인정받는 사회가 조성되면 구직자들은 불필요한 스펙 쌓기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취업준비생은 해당 직무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는데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다.

정부의 정책에 맞춰 실제로 많은 기업들은 입사서류를 작성할 때 자격증, 어학점수 등을 기재하는 칸을 삭제하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스펙spec에 태클tackle을 건다는 의미로‘ 스펙태클 spec-tackle’ 채용제도까지 도입하고 있다. 자기소개서 작성도 입사지원자의 직무역량을 파악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NCS 기반 입사지원서에는 직무와 관련된 교육사항과 경험을 기술하는 칸이 있다. 입사지원자 스스로 해당 직무에‘ 능력’이 있다는 것을 어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제는 해당 직무에 관한 능력과 역량을 키우는 것이 구직자에게 있어 최우선이 된 것이다. 또한, NCS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채용기업에게도 정말 좋은 제도라 생각한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뽑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신입사원을 교육하기 위한 비용까지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능력이 있는‘ 신입사원’을 뽑는 자리에 능력과 경험을 갖춘‘ 경력자’가 몰릴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원하는 직무에서의 계약 직원으로 종사하며 능력을 쌓은 뒤,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능력’을 중요시하는 사회가 결국 또 다른‘ 스펙’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도입 초기 단계인 만큼 NCS가 확실하게 틀이 잡히지 않은 과도기적인 상태이고 기업마다 출제 유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아직 충분한 정보가 없는 채용기업과 취업준비생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이는 시간문제일 뿐 궁극적으로는 수 년 안에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공기업과 특정 대기업에 한해서만 이러한 제도가 실행되고 있다는 점이 NCS가 가진 한계이며 극복해야 할 문제점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NCS가 초기의 시행착오와 과도기적인 혼란을 거쳐 우리나라의 취업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된다면, 그 결과는 분명히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지만 2~3년 안에는 반드시 그 성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기업이 국가 정책을 잘 반영하여 채용을 진행하는 만큼, 대학에서도 이에 맞는 질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 전공수업에서도 NCS를 기반으로 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양성’의 본질적인 측면에 충실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 비록 나는 졸업을 앞두고 있기에 대학에서 더 이상 배울 기회는 많지 않겠지만, 1~2학년인 후배들은 NCS 기반 수업을 수강할 수 있길 바란다.

2015년이 이제 약 두 달 뒤면 저문다. 내가 원하는 직업과 일자리를 갖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NCS가 있으니 끊임없이 노력하고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많은 청년 구직자들이 기업과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좀 더 희망차고 긍정적인 미래를 그려나가길 기원한다.

 

 

 

업데이트 2015-11-29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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