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련기술인이 대접받는 사회로
김동만 /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우리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버스나 지하철이 오는 시간을 확인하고, 퇴근하면서 집 안 온도까지 조절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등의 기술은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줘 우리 삶의 질을 더욱 개선할 것이다. 미국의 전기자동차와 인공지능, 영국의 핀테크, 일본의 로봇산업 등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면서 국가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기술 발전은 혁신성장을 이끌고, 그 성장은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국정목표는 일자리 정책과 국민 삶의 질 개선이다. 하지만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9%로 2000년 이래 가장 높았고 체감실업률은 22.7%로 2016년 대비 0.7%포인트 높아졌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포용적 성장과 함께 직업교육훈련을 통한 미래 노동시장의 일자리 변화에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기술 재교육 혁명: 일자리의 미래(Towards a Re-skilling Revolution: A Future of Jobs for All)’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과 노동자의 스킬 업을 위한 기술 재교육과 평생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독일 정부도 강소 제조기업을 육성하는 ‘미텔슈탄트 4.0‘ 정책을 통해 노동자의 재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제조업에 정보기술(IT)을 융합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기술’이 대한민국의 경제 재도약을 이끌 수 있는 국가의 핵심 자산이 되려면 숙련기술과 숙련기술인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노동 현장에서 기술을 배워 취업과 창업에 도전하여 성공하는 숙련기술인들이 우리 사회의 보편화된 롤 모델로 정착되어야 한다. 34년간 유압기기 제품의 국산화와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11월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세계유압 김동범 대표, 2017 아부다비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웹 디자인·개발 직종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허동욱 씨 등 숙련기술인의 길을 가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주인공으로 제대로 대우받아야 한다. 숙련기술인들은 기술과 실력만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며 기술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공단은 청년들이 미래 숙련기술인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숙련기술체험캠프’, 기능경기대회의 체험형 행사 등을 마련해 직종별로 다양한 숙련기술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또 ‘마이스터넷’을 숙련기술인 종합 포털 사이트로 개편해 인재 풀과 각종 성공 사례, 기업정보 등 숙련기술인에 관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통합 구축해서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도 지난해 말 혁신과 포용적 성장을 위한 제3차 직업능력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직업능력개발 시스템을 혁신해 나가기로 했다. 이는 4차 산업혁명시대 신산업 수요에 맞춰 숙련기술 인력을 양적 질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다.
숙련기술에 대한 국민의 인식 전환과 함께 젊은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우수 숙련기술인으로 성장해야 한다. 이들이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혁신성장을 이끄는 핵심 인재로 활동하는 사회가 바로 노동과 사람이 존중받는 ‘실력 중심 사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