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공공서비스는 여성 리더를 원한다"-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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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서비스는 여성 리더를 원한다(2016.7.21)

[목멱칼럼]

 

박영범 /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운명이 체크아웃

(check out)은 하였으나 떠날 수는 없는 이글스(Eagles)의 노래 호텔 캘리포니아(Hotel California)’의 투숙객의 운명처럼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등 향후 전개될 상황이 불확실하다. 그러나 캐머런 영국 수상 등 남성들의 정치적 과욕이 초래한 대혼란을 여성들이 뒷수습을 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영국의 차기 총리 후보 테리사 메이, 앤드리아 레드섬 두 여성 중 메이가 26년만에 영국의 여성 총리가 되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브렉시트 협상을 할 것이다.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는 힐러리 클린턴이 유리해 보인다. 독일 일간지 디벨트는 남자들이 벌여 놓은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여성들이 나섰다고 보도하고 있다.
 
미국보다 먼저 여성대통령을 배출한 우리나라지만 공공부문에서의 여성의 위치는 아직 취약하다. 20대 국회의원 중 지역구 여성국회의원은 26명에 불과하였다. 공공기관에서의 여성 관리자 비율은 개선되는 추세에 있지만 15.94%에 불과하다.  
 
공공부문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수요자 중심으로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에 공공부문의 대국민 서비스 제고를 위해서는 친화력, 배려심, 수평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섬세함 등 여성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요인들이 필요하나 공공부문에서 여성인재가 리더로 성장할 여지는 민간부분에 비해 오히려 취약하다

하위직급에서는 남녀 비율이 비슷하나 중간관리층을 포함하여 상위직급으로 갈수록 여성의 비율이 줄어든다. 한국산업인력공단도 2016년 하반기 승진에서 승진예정 인원의 5배수에 포함된 1, 2급 승진 대상자 중 여성은 한 명에 불과하였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하위직급의 여성들이 멘토로 하여 직접적으로 경력개발의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중간직급에서 여성인력들이 적은 것이다.  

공공부문은 성과가 수익 등으로 가시적으로 표출되지 않기 때문에 열위적 위치에 있는 여성들이 역량 발휘를 통해 리더로 성장하기가 더 어렵다. 특히 정부지침에 따라 정책을 집행하고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공공기관의 경우 규율에 따라 철저하게 업무를 집행하는 보수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가 여성의 리더로서 성장의 장애 요인이다.


경직적 의사결정 구조, 정원관리로 인한 유연한 인사관리 시스템 부재, 성과보다는 연공에 의한 승진문화, 직무가 아니라 사람에 의해 일이 이루어지는 업무 추진방식 하에서 공공기관의 중간관리자급 여성리더의 육성을 위해서는 한시적으로 여성 승진 강제 할당제와 같은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특별 승진제도가 활용될 수도 있으나 예외적인 것을 터부시하는 공공기관의 특성상 특별승진제도가 활성화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공공부문에 보장되어 있는 육아휴직제도가 역설적으로 여성리더 육성의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육아휴직에 따른 업무 공백을 임시인력으로 대체하여 조직의 생산성이 저하되고 동료 직원들에게 결과적으로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별도의 정원관리 등 조직의 생산성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거시적으로는 고용시장이 능력중심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여야 한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한 능력중심사회 구축이 하나의 대안이다. NCS가 고용시장에서 훈련, 채용, 전직, 승진 시 능력평가의 공정한 기준이 될 수 있다. NCS 기반으로 직업훈련제도를 개편하여 여성들이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능력을 키우는 것이 용이해짐으로써, 경력이 단절된 여성도 능력중심의 채용을 통해 노동시장으로 재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NCS에 기반하여 조직의 인적자원관리가 이루어진다면 남성중심의 경직된 조직문화도 바뀔 것이다

 

업데이트 2016-07-2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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